착공만 남은 동북선 경전철…부동산 반응은 지역별 온도차
"집값 영향은 제한적"
입력 : 2019-09-24 15:19:45 수정 : 2019-09-24 15:19:4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10년 넘게 표류하던 동북선 경전철이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착공 전 마지막 행정절차인 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면서다. 그러나 노원구와 왕십리를 연결하는 노선 인근의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편차가 나타난다. 교통이 불편하던 곳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조금씩 부풀지만 이미 지하철역이 있는 지역은 뚜렷한 파급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24일 서울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0일 동북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이 경전철은 노원구 상계역에서 성동구 왕십리역을 잇는다. 길이 13.4km에 16개역이 들어선다. 총 공사비는 9895억원으로 공사기간은 착공 후 60개월이다.
 
사업 시행은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주주로 있는 SPC법인 동북선도시철도주식회사가 맡는다. 이 법인은 동북선을 일정기간 운영하며 수익을 확보한 후 서울시로 소유권을 이전할 예정이다. 시공에는 현대엔지니어링, 금호산업, 코오롱글로벌, 호반산업, 대명건설 등이 참여한다.
 
장기 표류하던 사업이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노선이 지나는 곳의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난다. 이미 지하철역이 있는 상계역이나 왕십리역 등은 분위기가 잠잠하다. 상계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문의 전화가 전보다 늘어나는 분위기는 아직 없다”라면서도 “연내 착공한다는 소식이 있어 집값 상승 기대감은 일부 있다”라고 언급했다. 왕십리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이곳은 이미 집값이 비싸기도 하고 지하철역도 있어 경전철이 큰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하철역이 없던 곳은 전보다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북선 노선이 새로 들어서는 노원구 은행사거리와 성북구 장위뉴타운 인근은 수요자의 문의 전화가 조금씩 증가하는 분위기다. 호가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 장위뉴타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많지는 않아도 수요자가 점차 늘고 있다”라며 “매물이 적고 나오는 물건도 곧바로 소진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전철이 새로 들어서도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전철은 수송여력 등을 따질 때 일반 지하철보다는 개발 파급력이 약하다”라며 “교통이 불편한 곳은 집값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겠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상승압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오승록 노원구청장 등이 지난해 열린 ‘동북선 도시철도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 체결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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