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조합 '컨소시엄 NO'…중견 건설사들 한숨
브랜드 파워 밀리는 중견사, 정비사업 단독 수주 어려워
입력 : 2019-09-26 13:33:21 수정 : 2019-09-26 13:33:2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컨소시엄 구성을 금지하는 정비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중견 건설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브랜드 파워가 대형사보다 약해 정비사업 일감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주택 사업 불황 속에서 컨소시엄으로 먹거리 경쟁 완화를 기대한 중견사는 타격이 크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 적용이 겹치면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 중견사의 일감난이 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도 과천시의 한 재건축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비사업장이 컨소시엄을 기피할수록 중견 건설사의 일감 확보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단독시공을 요구하는 사업장에선 대형사가 수주에 유리하다”라고 언급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도 “컨소시엄 비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먹거리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건 중견사의 브랜드 파워가 대형 건설사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브랜드 경쟁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정비사업을 준비하는 단지의 입주민이나 조합원 사이에서는 1군 건설사가 경쟁에 참가해 수주하길 바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브랜드가 아파트 가치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서다. 아울러 중견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심리도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정비사업 조합이 컨소시엄을 기피하는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 시공사가 공동 시공하면 책임이 분산되고 하자 보수 처리 과정에서도 잡음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건설사끼리 경쟁을 유도해 조합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서초구의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 부산 신서면아파트 재건축 사업 등 사업 규모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컨소시엄 금지 사업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중견사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제한적이다. 그나마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왔으나 최근에는 이마저 쉽지 않다. 분양가 상한제까지 겹쳐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견사가 체감하는 일감난은 심해질 전망이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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