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조국 수사 쏠림에 청년 검사·변호사 과로문제 묻혀"
(인터뷰)강정규 한국법조인협회장 "1년차 열정페이 등 저년차 변호사들 노동문제 심각"
"교육시장 내 변호사 활약 필요...사내변·기업변 교류로 송무 넓혀야"
입력 : 2019-10-08 06:00:00 수정 : 2019-10-08 06:00:00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는 지난 2015년 9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로 구성된 단체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후 공익인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EBS 사내변호사이기도 한 강정규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는 한법협 3대 회장에 당선돼 저년차 검사의 업무 강도 완화, 변호사 실무수습제도 개선 등 공약을 지킬 포부를 드러냈다.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수사에만 국민적 관심이 쏠렸지만 우리(한법협)는 이 수사 과정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을 저년차 검사들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난 4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 EBS 사옥에서 만난 강정규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한법협 역시 온라인 단체에서 실체를 가진 단체로 변모해야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13년 변호사시험 2회에 합격해 EBS에 곧바로 취업했다. 저작권 업무와 법률자문, 계약검토를 함께 맡고 있다.
 
3대 회장 당선…"청년변호사 위한 단체로"
 
강 변호사는 지난달 26~28일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해 실시된 온라인 블라인드 투표를 거쳐 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최선을 다해 로스쿨 제도를 발전시키고, 청년변호사의 권익을 보호하며,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저년차 검사들의 과도한 노동문제 개선과 변호사들의 실무수습 단계 개선 등 다른 단체들이 관심을 안 갖는 영역에 더욱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한법협 이사회의 일원으로 그동안 누구보다 한법협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회원들간의 커뮤니티 운영, 교육단체와의 공익활동 등 활발하게 활동했다"면서도 "법조단체로 사회에서 로스쿨 제도를 개혁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동력은 활용하고, 얕은 뿌리는 기반을 다지며 앞으로 청년변호사단체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 장관 사태를 언급하며 "일반적으로 형사부에서도 과로사가 일어날 정도로 업무강도가 높은데 이번과 같은 거국적 수사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얼마나 많은 검사들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다"며 "법무부와 검찰에 지속적으로 공문과 서신을 통해 이 문제를 상기시키고, 새로이 발족된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검토 안건으로 이 문제를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상돈 검사 역시 지난해 야간 근무를 하고 퇴근하던 중 쓰러졌고 결국 과로사로 추정됐다.
 
그는 또 "사실 저년차 변호사들의 노동문제도 사실 심각하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대형로펌은 새벽 퇴근을, 그 이하의 중견 로펌이나 법률사무소는 10시 퇴근이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1년차 변호사의 경우에는 6개월 실무수습이 의무화돼 열정페이 문제 등을 겪는데, 현 상황의 임금 문제와 고용 불안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법률구조공단과 같은 공공기관 분야부터 노동법을 준수하게 하고, 국가기관은 국가를 통해 과도한 노동을 완화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강정규 한국법조인협회 신임 회장을 만났다. 사진/최영지기자
 
"사내변-기업변, 자발적 교류 위기 돌파해야" 
 
강 변호사는 급변하는 법조 시장에 맞춰 변호사들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의 한국은 저성장·인구절벽·보호무역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즉, 법조 시장이 기반을 두고 있는 한국 경제 자체가 더 이상 고도성장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청년법조계 자체적으로는 기업 사내변호사와 개업변호사의 네트워크 강화로 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실무수습 시절 개인 고객의 경우 정기적인 법률자문 수요가 없고 소송도 단발적으로 의뢰하는 경우가 많았다. 농사에 비유하면 하늘의 비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사내변호사를 채용하고는 있지만 가액이 큰 소송이나 법률자문의 경우 외부에 맡겨야 하는 사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기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사내변호사와 개업변호사의 내부 교류가 가능해진다면 서로 간의 법률자문 풀을 확보할 수 있게 돼, 현재의 천수답 시스템을 최소한 저수지 시스템으로는 바꿀 수 있다"며 "최근 분쟁을 관행이 아니라 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화가 점점 확산되고 있어, 이는 기회"라고도 짚었다. 자산 5000억원에서 5조원 미만, 매출 3000억에서 1조원 대의 중견기업들이 2015년 기준 3800개에 달해 소송이 적어도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청변, 교육시장에서 활약해야
 
청년변호사인 그는 누구보다 청변에 관심이 많다. 강 변호사는 "한법협 회원이 3500명에 상당하고 그중 2000명이 활발하게 교육,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이 외로워서 더 뭉치려는 것 같다"며 "사법연수원 체제에선 100명 단위의 반으로 교류가 이뤄졌던 반면, 로스쿨 학생들은 학교에서 전면적인 경쟁을 하고 100명 단위 교류가 어렵다. 서울에서 학부를 졸업해 지방 로스쿨로 진학하면 인적교류가 없이 경쟁을 하게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법협에선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률 시장에 나와 초기 정착할 때까지 질의응답을 통해 소송 진행 등에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IBA에 대해서도 "저년차 변호사가 200명 이상 행사에 참가했는데 변호사들의 국제무대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면서 "그동안 IBA가 대형로펌들의 잔치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번 모습을 통해 국제적으로 네트워킹이 이뤄졌느냐와 별개로 유의미한 성과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변호사들의 외국진출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그나마 자리잡은 게 동남아 정도인데 이마저도 대형로펌들이 이미 너도나도 진출했고, 중국은 꽌시문화가 있어 한국이 진출하기에 한계가 있고 이미 실패한 사례가 많다"고 했다. 변호사들의 새로운 시장으로는 교육시장을 꼽았다. 그는 "국내 법률시장은 최대 3조원 규모로 더 클 수 없다. 오히려 교육산업이 지속적으로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라고 생각해 여기서의 변호사들의 활약도 중요하다"면서 "변호사들은 현재 법률전문가로서의 자부심만 갖고 있지만 변호사들은 누구보다 오랫동안 교육을 받은 집단으로,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을 통해 본인이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변호사시험 '오탈자' 문제에 대해서도 답했다. 현재 변호사시험은 변호사시험법 7조에 따라 로스쿨 졸업 후 5년 내 5번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강 변호사는 "이는 사법시험 시절의 이른바 고시 낭인을 되풀이하지않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반대로 이 취지 자체는 합격률이 일정수준 이상 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도입된 것"이라며 "질병이나 임신 등 본인의 역량과 무관하게 생리적 문제로 시험 치르기 어려운 상황에선 예외로 두는 부분을 개정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7년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열린 법률사무소 개소식에 강정규 변호사 등 한법협 소속변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법협 제공.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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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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