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라이프)찜통 더위 속 실내 매장서 '그랩' 부르니 6분 만에 도착
오토바이 호출·음식 배달까지…모빌리티·생활 플랫폼으로 성장
입력 : 2019-10-10 06:00:00 수정 : 2019-10-10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지난 9월24일(이하 현지시간) 태국 방콕. 한국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이지만 이곳은 최고기온이 34도다. 한국의 한여름으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다. 길거리를 거닐며 관광을 하다가도 시원한 곳을 찾게 된다. 방콕의 대표적 관광지인 카오산로드를 둘러보고 더위를 식히러 맥도날드로 들어갔다. 간식을 먹으며 숙소인 호텔로 이동하기 위해 '그랩'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모빌리티 기업이자 서비스 이름이다. 한국에서 카카오 T 택시나 SK텔레콤의 T맵 택시를 이용하는 것처럼 그랩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에서 그랩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설치했다. 앱을 열면 택시 호출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호출 △음식 배달 △택배 등의 메뉴가 나타났다. 마치 한국의 카카오 T 앱과 배달의 민족 앱을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그랩은 이동수단 호출뿐만 아니라 음식을 배달시키고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생활 전반의 플랫폼인 셈이다. 위치정보 수집에 동의하니 현재 위치가 지도에 자동으로 표시됐다.
 
그랩 앱의 첫 화면(왼쪽)과 현재 위치부터 목적지까지의 이동경로를 보여주는 화면. 사진/앱 캡처
 
이후 목적지인 이스틴호텔을 입력하고 Book(예약) 버튼을 눌렀다. 호출 가능한 차량 종류는 크게 이코노미와 프리미엄으로 구분됐다. 이코노미에는 그랩 택시·오토바이·밴 등이, 프리미엄에는 그랩 SUV·그랩 카 프리미엄·그랩 카 플러스 등이 포함됐다. 기자는 일반 택시인 'Just Grab'을 선택했다. 예상금액에는 171바트(약 6700원)가 표시됐다. 인근의 그랩 택시가 배정됐다는 알림과 함께 도착까지 6분 남았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나왔다. 
 
차를 타기전에는 셀피·신용카드·페이스북 아이디 등으로 자신을 인증해야 한다. 기자는 셀피를 찍었다. 
택시가 현재 위치에서 이동 중인 경로가 실시간으로 확인돼 시원한 실내에서 택시를 기다릴 수 있었다. 잠시 후 그랩 택시가 도착해 탑승하자 기본요금으로 보이는 35바트가 미터기에 찍혔으며 운전기사의 휴대폰에는 이동경로를 보여주는 지도가 나왔다. 현지 지리를 잘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정해진 경로로 이동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신뢰감을 주는 장치로 느껴졌다.  이 지도는 그랩에 투자한 SK텔레콤의 지도 서비스 'T맵'이다. SK텔레콤은 그랩과 조인트벤처 '그랩지오홀딩스'를 설립해 협력 중이다. 
 
태국 방콕의 그랩 택시. 사진/박현준 기자
 
태국 방콕의 수라삭 지하철역 인근에 자동차들과 오토바이들이 몰려 극심한 교통 체증이 일어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태국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오토바이가 대표적 이동수단이다. 도로를 보면 각 차선의 자동차 사이에 오토바이들이 줄지어 서 그들만의 차선을 만들어낼 정도다. 방콕에는 지하철이 있지만 교통 체증이 극심하다. 특히 출퇴근 시간이 심하지만 기자가 이동한 평일 낮에도 역 근처로 진입하자 많은 차량들이 몰리며 거북이걸음을 이어갔다. 워낙 관광객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대낮에도 지하철역과 호텔이 함께 있는 지역에는 교통 체증이 이어졌다.
 
출발한 지 약 55분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택시비는 현금을 비롯해 그랩 페이·신용카드·알리페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랩은 현지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현지인들에게는 다양한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SK·현대차 등이 투자할 만한 서비스라는 점을 체감했다. 적어도 동남아 시장에서만큼은 그랩은 이미 우버를 넘어선 모빌리티·생활 플랫폼이라고 자부해도 될 듯하다. 
 
방콕=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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