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로 찬밥신세된 메자닌
"중소기업 자금조달 시장 위축 우려"
입력 : 2019-10-16 20:00:00 수정 : 2019-10-16 20: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메자닌이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찬밥 신세로 전락할 위기다. 투자자와 기업 모두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 각광받았지만,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자칫 메자닌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과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가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 및 시장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메자닌 투자를 하고 있는 자산운용사에 대한 데이터 검사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 금액이 최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사 사례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당국의 조사가 시작될 경우 메자닌을 이용한 자금조달시장의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을 갖는다. 채권으로 발행하지만 주가가 오를 경우 주식으로 바꿔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어 그동안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선호하는 ‘딜(Deal)’로 통했다. 아울러 코스닥벤처펀드 출시가 메자닌 발행에 불을 지피면서 발행 규모도 급증했다.
 
문제는 메자닌이 코스닥벤처펀드 출시로 지나치게 과열되는 양상을 나타낸 데다, 기업의 주가 급락으로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메자닌 투자에 대한 불신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모펀드 전략 담당 연구원은 “메자닌 투자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펀드에 투자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결국 메자닌 발행을 고려했던 기업이 투자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업 관계자는 "하나의 기업에 투자할 때 헤지펀드가 혼자 들어가는 경우보다는 앵커(핵심)투자자와 그 외 3~4개의 기관이 분산해서 투자하게 된다“며 ”라임 사태로 인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의 이탈이 있을 경우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
 
당장 메자닌 발행으로 자금조달을 준비했던 기업들도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량한 기업이 메자닌을 발행하기보다는 대개 불안정한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선택하곤 했다”면서 “메자닌 투자가 급감할 경우 이들 기업의 생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메자닌에 대한 과도하게 부정적인 인식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메자닌은 주가가 오를 경우 시세 차익을, 주가가 하락할 때는 채권의 성격을 유지하면 돼, 결국 메자닌 투자의  리스크 여부는 기업의 원금상환 능력만 보면 된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시로 펀드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개방형 펀드가 메자닌 투자와 적합한 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원금상환 리스크와 전환 가능 시점에 회사 펀더멘탈 개선 여부 등을 고려해 투자할 경우 전환사채 등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 주식투자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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