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매도의견 사실상 '제로'…유료화도 아직 먼 얘기
일부 기관 대상 맞춤형 리포트만 제공…솔직한 리포트 서비스 멀었다
입력 : 2019-12-12 01:00:00 수정 : 2019-12-12 01: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올해에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낸 매도 리포트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의 질을 높이는 하나의 방안으로 증권사의 리포트 유료화 전환도 진행되고 있지만, 무료 기업분석보고서 등을 전면 유료화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낸 매도의견 리포트의 비율은 0.1%대에 불과했다. 하나금융투자와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6%대를 기록했지만, 외국계 증권사의 평균 매도의견 비율(15%)과는 큰 차이가 있다. 4분기 에프앤가이드에서 발간한 리포트의 투자의견도 비슷하다. 투자의견 ‘중립’과 ‘HOLD(보유)’는 100여개가 있지만, ‘매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매수’ 일색 리포트만 내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를 시행 중이지만, 증권사로서는 매도의견을 내기 어려운 현실적인 장벽에 가로막힌 상황이다. 2015년 도입된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는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수·중립·매도로 구분해 그 비율을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도'는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괴리율을 공시해 보고서의 객관성을 높이자는 정책이다.
 
보고서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대안으로 도입된 것이 유료 서비스다. 그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분석자료를 유료화해, 질을 높이고 수익도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최근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에 리서치센터 자료 판매를 위한 부수업무 등록 절차를 밟았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이에 동참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엔 리서치 자료를 이용해 법인 대상 영업을 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줄어든 상황”이라며 “부수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으로 유료화를 꺼내들었지만, 아직 과도기로 수익성은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무료 리포트를 유료로 전환하기까지는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부수업무 등록 후 일부 계약된 기관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요구에 따라 맞춤형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판매 부수업무를 등록했지만, 이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아직은 계속해서 무료 리포트만 서비스하고 있다. 즉, 유료 리포트는 아직까지 기관 또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제공될 뿐 일반 리포트의 유료화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포트는 무료라는 인식이 강해 이를 돈 주고 살 투자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연구원들이 매도의견을 자유롭게 내는 것은 아직은 먼 일”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올해 매도리포트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울 전망이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송희 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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