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실세, 지역구 예산서 실속 챙겨
'4+1 협의체' 지도부 예산 확보…한국당 김재원·이종배 예산 증액
입력 : 2019-12-11 16:53:21 수정 : 2019-12-11 16:53:21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 512조3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는 여야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민원예산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예산도 늘어나 예산안 처리를 놓고 "날치기"라며 반발했지만 그 과정에서 실속을 챙겼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역구인 세종시 지역교통안전환경개선 사업에 정부안 9억5000만원에서 5억1200만원을 증액했다. 여당의 살림살이를 도맡고 있는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역구인 경기 구리시에서 당초 정부안에 없었던 구리시 아천빗물펌프장 정비비로 4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구리시 중수도 사업으로 2억 8000만원을 확보했다. 구리 하수처리장 악취개선을 위한 정부 예산 12억4000만원에서 10억원을 추가로 얻어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과 이종배 간사가 지난달 12일 국회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의에 참석해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지역구인 전북 전주병에서 전주역사 개량에 정부안 14억원보다 10억원을 추가로 반영했다. 전주탄소산단진입도로 개설 사업으로 정부안 2억3900만원에 20억원을 증액했다. 같은 당 조배숙 원내대표는 전북 익산을에서 미륵사지 관광지 조성에 7억2500만원, 익산 사물인터넷(IoT) 산업안전체험교육장 건립에 정부안에 없던 10억원을 따냈다. 조 원내대표는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예산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6000억원을 확보했다"며 "평화당이 4+1협의체에서 전북예산 반영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화자찬했다.
 
대안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은 지역구인 전북 정읍고창군에서 고창 동학농민혁명 성지화 사업에 2억원, 고창군 고창 하수처리시설 증설사업에 5억원을 확보했다. 같은 당 장병완 의원도 지역구인 광주 동구남구갑 예산을 챙겼다. 광주-강진고속도로 건설 예산으로 정부안 1513억5900만원에 230억원을 증액했고, 광주교육대학교 기숙사 리모델링 비용으로 3억2000만원을 확보했다.
 
"날치기", "세금 도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한국당 소속 실세 의원들도 쏠쏠히 챙겼다. 예결위원장인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은 정부안에 비해 지역 관련 예산을 100억원 넘게 늘렸다. 김 의원은 청송 LPG 소형 저장탱크 보급·군위-의성 국도 건설·구미-군위 IC 국도 건설·의성 불법폐기물처리 행정대집행·위험도로개선 등의 사업에 총 85억원을 증액했다. 같은 당 예결위 간사인 이종배 의원도 석종사 개보수·국립충주박물관 건립·두무소 생태탐방로 조성 등에 각각 1억1200만원과 3억원, 1억원을 추가로 얻어냈다.
 
한편 한국당 의원 일부는 지역구 예산 유치를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경북 구미을 지역구의 장석춘 의원은 전날 밤 예산안 통과 직후 한국당이 여당을 강력 규탄하는 가운데 '구미에 295억원 로봇인력 양성기관 유치된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이 자랑한 예산은 구미에 유치되는 로봇직업교육센터사업 예산이다. 내년부터 5년간 295억원이 투자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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