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3%룰에 사외이사 구인난까지…주총 '초비상'
코스닥기업 10곳 중 4곳, 감사 선임 골머리
입력 : 2020-02-17 08:00:00 수정 : 2020-02-17 08: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올해도 상장사의 주총 대란이 연출될 전망이다. 2017년 말 섀도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폐지 후 세 번째 결산시즌이지만 상장사들은 여전히 주총 리스크를 안고 있다. 올해는 개정된 상법으로 사외이사 구인난까지 더해져 상장사들의 난항이 예상된다.
 
14일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닥 상장사 1298사(기업인수목적회사 및 외국기업 제외) 중 544사(41.9%)가 올해 주주총회에서 감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을 신규 선임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코스닥 기업 10사 중 4사는 이번 주총에서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켜야 하는 것이다.
 
감사선임 발목 잡는 3%룰
 
상법상 감사는 주총에서만 선임할 수 있다. 감사는 기업 이사회를 감시하는 역할인 만큼 중요도가 높아 이사회나 대표에게 위임도 불가하다. 다만 지난해의 경우 주총에 감사 선임 안건을 올린 코스닥 상장사 넷 중 한 곳이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12월 결산 코스닥 기업 1244곳 중 490사(39.4%)가 감사 선임 안건을 올렸으나, 이 중 125사가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는 감사 선임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등의 의결권이 전체 지분의 3%로 제한되는 '3%룰' 때문이다. 감사는 이사회를 포함한 경영진은 물론 지분율이 높은 주주들로부터도 독립되어야 하는 역할인 만큼 감사 선임 시 보유지분이 최대 3%로 제한된다.
 
주총에서 안건을 결의하기 위해서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 수의 25%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감사 선임 안건은 3%룰이 적용되기 때문에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지분 2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시킬 수 있다. 감사 선임 실패 시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상장사가 상법이 정한 사외이사 비율 등을 충족하지 못할 시에는 관리종목에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인한 안건 부결은 해마다 늘고 있다. 섀도보팅 폐지 후 첫 해인 2018년에는 76사가 정기주총에서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188사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238사가 의결정족수  미달에 따른 안건 부결 사태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너무 높아도 문제, 지분 분산이 잘 돼 있어도 문제다.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는 최대주주의 지분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높아도 3%룰에 갇히고, 지분이 분산돼 있으면 그만큼 소액주주 지분을 모아 25%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감사 선임을 앞둔 기업들은 주식 1%가 아쉬운 상황인데, 소액주주들의 경우 주식보유 기간이 길지 않아 의결권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특히 '단타 성향'의 소액주주들은 12월 말 확정되는 정기주총 주주명부에 포함돼 있더라도 실제 주총이 열리는 시점에 주식을 매도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 기업은 사외이사 모시기 경쟁
 
올해는 개정된 상법으로 다수의 상장사가 신규 사외이사 선임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법 개정의 골자는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 6년(계열사 포함 9년) 제한 △이사 후보자의 체납 사실 등 정보공개 △기관투자자의 지분 대량보유 보고의무(5%룰) 완화 등이다.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새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장사는 566사, 사외이사 선임 인원은 718명이다. 이 중 중견·중소 기업의 비중은 494개(87.3%), 615명(85.7%)에 이른다.
 
주주와 기관투자자의 권리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이나 주총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인 만큼 신규 선임이 필요한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기존 사외이사의 재임기간이 6년을 넘었다면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대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선임에 어려움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들 사이에서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한 상장사 관계자는 "(사외이사 관련)상법 개정의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보수가 높지 않은데 정보공개에 대한 기준이 강화돼 사외이사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장사들의 사외이사 구인난 해소를 위해 인재풀을 운영중이다. 상장사협의회는 '사외이사인력뱅크'를 통해 증권 관계기관, 교수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기준 사외이사 후보자는 경영인(898명), 교수(214명), 회계·세무사(114명), 변호사(78명) 등 총 1495명이다.
 
코스닥협회 또한 '코스닥 인력뱅크'라는 전문인력풀을 구축해 기업들의 인재 영입을 돕고 있다. 경영인, 교수, 변호사 등 전문인력 139명이 인재풀에 등록돼 있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사외이사 인력난 이슈로 인재 등록을 요청하는 후보자가 늘고 있고, 기업들의 사외이사 추천 수요도 평소보다는 높아졌다"고 말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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