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부진 늪 빠진 게임 업계…동아줄은 '신작'
입력 : 2020-02-14 17:32:42 수정 : 2020-02-14 17:40:41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우울한 2019년 성적표를 받아든 게임 업계에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업계를 힘들게 한 대내외 요인을 제거하기 힘들어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쟁은 심화되는데 코로나19 등 문제로 해외 시장 상황이 안갯속에 빠졌다. 게임회사들은 올해 출시될 신작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한 유저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콘솔 버전을 플레이하고 있다. 사진/펄어비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업계는 올해도 성장률 반등을 맛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를 둘러싼 상황이 크게 바뀔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소 게임업체들은 주 52시간제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질병코드를 도입하면서 업계에 대한 인식도 나빠졌다. 
 
시장경쟁도 치열하다. 중국 게임도 밀려들어 오고 있다. 자국 게임 산업 진흥을 위해 중국은 3년 가까이 게임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 예정된 시진핑 방한으로 문제 해결을 기대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며 중국 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중국 외의 시장 진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시장 다각화도 예전에 많이 해 봤지만, 한계에 달했다"며 "동남아는 게임 시장이 작고 유럽과 북미는 성공사례가 적어 일본 시장을 다시 돌아보는 정도가 남았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실패를 하더라도 듀랑고와 같이 기존 게임과 다른 형태를 시도해봐야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 업계는 신작 흥행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출시가 미뤄졌던 신작 게임이 대거 대기 중이다. 넷마블은 A3: 스틸얼라이브·세븐나이츠 레볼루션·세븐나이츠2·BTS2 등을 준비 중이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말 선보인 리니지2M의 반응이 뜨거워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기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실적이 반영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25% 뛰었다. 컴투스는 대표작인 서머너즈 워 IP 게임 2종을 포함한 신작 4종을 선보인다. 펄어비스에서도 붉은사막과 섀도우 아레나 등 4개의 신작이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신작 흥행에 성공하더라도 실적을 즉각 회복하기는 어렵다. 신작 출시 이후 매출 반영까지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말 내놓은 신작 리니지2M의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안재민 연구원은 "올해는 신작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버티기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게임 업계는 실적 발표 주간을 마무리했다. 일부 매출이 증가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영업이익이 줄었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전년 대비 매출액은 1%, 영업이익은 22% 감소했다. 넥슨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 4% 줄었다. 넷마블은 매출이 7.6%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16.5% 떨어졌다. 중견 게임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컴투스는 영업이익이 13.4% 줄었고, 게임빌과 위메이드는 적자를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콘솔 시장 진출에 성공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5% 감소했다. NHN의 영업이익은 26.6% 늘었지만 페이코 등 결제 및 광고사업의 공이 컸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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