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태구민'으로 총선 출마…북한 주민에 자유선거 알리고 싶어"
"북한 주민에게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 학습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입력 : 2020-02-16 18:00:15 수정 : 2020-02-16 18:00:15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는 16일 주민등록상 이름인 '태구민'으로 4.15 총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태구민은 북한의 테러위협 피하기 위해 개명한 이름으로, 구할 구(求)에 백성 민(民), 북한 주민들을 구원해 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주민들이 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유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1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고 지역구 후보로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태 전 공사는 "지금 북한 엘리트들조차 민주주의 선거가 어떻게 치르는 지 전혀 모른다"며 "저를 통해서 그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역구 선거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지역구들에 한국당 조직이 존재하고 선출직분들도 있다"며 "그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협의하면 지역구 유권자들의 이익을 반영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지역구민들이 저를 선택해 주신다면 대한민국 국익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국회의원이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역구는 철저히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지금의 남북관계에 대해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한 지금에 와서도 비핵화에서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며 "개별관광 자체도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 상황처럼 가면 정의롭지 못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 전 공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신변 보호를 하는데, 선거운동에 활용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는가'라는 취지의 질문에 "국민 세금과 경호 문제는 사실상 제가 밝힐 사항은 아니다"라며 "그런 질문이 있으면 정부 측에 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간담회에 함께한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태 전 공사는 우리와 똑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누구나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다. 탈북과정에서의 특수성 때문에 신변 보호를 받는 것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뜻을 밝힌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에게 질문을 권유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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