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주협회, 당국에 IMO2020 '일시 유예' 요청
"코로나 타격 해운업계, 재정 부담 크다" 호소…"국가 이미지 실추" 반론도
입력 : 2020-02-28 05:17:20 수정 : 2020-02-28 05:17:2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중국 선주협회가 자국 해상에서 일시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황 규제를 일시 유예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운업계 손실이 큰 상황에서 환경규제까지 겹쳐 비용 부담이 크다는 호소다. 중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 실현 가능성은 현재 미지수지만, 유예 시 우리 선박 등 해외 선주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Lloyd's List)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선주협회(CSOA·CHINA Shipowners’ Association)는 최근 당국에 IMO 규제의 일시 유예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했다. IMO는 올해 1월1일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을 0.5% 이하로 하는 환경규제를 발효, 위반 시 174개 회원국에 입항할 수 없다. 
 
협회는 제안서에서 코로나로 영향을 받는 기간 몇 달만이라도 조정을 해줄 수 있는지 타진하면서 △저유황유 공급 부족 문제와 함께, 그리스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IMO 2020’ 규제 시행 이후 비슷한 제안이 나온 점을 들었다. 장 쇼우궈(Zhang Shouguo) 부협회장은 로이드리스트에 “해운업계가 비용 증가 등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며 “규제 유예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선사인 코스코(COSCO·China Ocean Shipping Group) 등 200여개사로 구성된 중국 선주협회(CSOA)가 자국 내 'IMO 2020' 환경규제의 일시 유예를 당국에 제안했다. 사진/뉴시스·신화통신
 
IMO 회원국이 자국 내에서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제재를 받는 건 아니지만, 규제를 적용 중인 다른 회원국에 입항할 땐 황 함유량을 맞춰야 한다. IMO 관계자는 본지에 “규제 시행 유예와 관련해 어떤 회원국으로부터도 공식적인 고지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연합(UN) 차원의 협약을 지키지 않아 생길 국가 이미지 실추는 더 큰 비용이 될 것이란 반론도 있다. 앞서 이달 초 협회와 해양 관련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 1년간 규제를 유예하는 안을 논의했지만, 상하이국제해운연구소 연구원 2명은 “국제협약의 일방적 위반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반면 비용절감의 실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중국의 저유황유 공급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협회의 요청이 받아들여져 중국에서 IMO 2020 규제 적용이 일시 중단된다면 우리 선박 등 해외 선주들도 혜택을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장 부협회장은 ‘일시 유예가 중국에 입항하는 외국 선주들에게도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로이드리스트의 질문에는 “세부사항은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한편 프랑스 해운컨설팅업체 ‘알파라이너(Alphaliner)’는 올해 1분기 홍콩을 포함한 중국 항만 물동량 감소폭이 60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상회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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