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례정당' 둘러싸고 내홍 심화
민주당 안팎 '사실상 민주 위성정당' 비판
통합당-한국당, 비례대표 공천갈등 점입가경
입력 : 2020-03-19 18:00:00 수정 : 2020-03-19 18:01:55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여야가 4·15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을 노린 비례대표 정당 문제를 놓고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일찌감치 위성정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에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비례정당을 추진하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한 범여 비례대표용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9일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비례대표 후보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오는 26∼27일 후보 등록일 전에 참여정당에서 파견한 후보와 시민추천(공모) 후보 등에 대한 심사를 마치고 최종 후보를 추리기 위한 속도전에 나선 모습이다.
 
그러나 연합정당 출범 과정에서 진보·개혁 진영의 시민사회 원로가 주축이 된 정치개혁연합 등의 반발로 당내외의 비판론을 촉발했다.정의당·녹색당·미래당 등이 모두 빠진 채 만들어진 연합정당은 사실상 '비례민주당'이나 다름없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더불어시민당은 공식적으로는 정개련과 다른 소수정당에게 문호를 열어놓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빠듯한 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민주당과 시민을 위하여,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가자환경당, 가자!평화인권당 등 6개 정당 체제로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정치개혁연합 하승수 집행위원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더불어시민당을 두고 "개문발차를 한다더니 폐문발차였다. 민주당이 진정성 있게 연합정치를 고민하고 논의해온 주체들을 배제하기 위한 치졸한 정치공작극을 벌였다"고 비난했다.
 
범여권 내홍을 두고 민주당 내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은 관훈토론회에서 연합정당 추진 과정에 대해 "현재 전개가 몹시 민망하다고 생각한다"며 "어제오늘 벌어지는 일 또한 아름답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걱정해주고 도와준 시민사회 원로들에게 서운함을 안겨드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었던 미래통합당도 공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통합당이 보수통합 이전인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이번 총선에 대비해 영입했던 인재의 대다수가 한국당의 공천 후보 명단에서 배제되면서 갈등이 촉발됐다.
 
한국당 공관위는 통합당 영입인재 일부를 비례대표 후보 앞순번에 배치하는 조정안을 만들었지만, 통합당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는 입장이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 "국민의 열망과 기대와 먼 결과를 보이면서 국민에게 큰 실망과 염려를 안겨드리게 됐다"며 "이번 선거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할 때 대충 넘어갈 수 없다. 단호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랫폼정당 시민을위하여(가칭)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자환경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평화인권당,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 협약'을 체결했다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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