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1분기 실적 선방할 듯…2분기는 불안
수주산업으로 즉각 영향 없어…분양 일정 지연은 부담
입력 : 2020-04-08 14:27:37 수정 : 2020-04-08 14:27:37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올해 1분기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다른 산업과 달리 수주산업인 건설업은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우려했던 건설현장은 대부분 큰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지방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분양시장은 비교적 흥행했다. 여기에 해외 건설현장도 말레이시아를 제외하고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주요 건설사들이 무난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삼성물산은 매출액 7조3000억원, 영업이익 2272억원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현대건설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등으로 전년보다 매출은 소폭 상승하고, 영업이이익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GS건설은 매출(2조7000억원)과 영업이익(1994억원) 모두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대림산업은 매출 소폭 상승과 영업이익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건설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는 이유는 수주산업이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은 대부분 향후 3년~4년 정도 일감을 미리 확보해 놓고 있다. 이미 확보한 물량을 조금씩 사업 계획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코로나19 등 외부 환경 변화가 곧 바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지금 당장 수주를 못해도 향후 몇 년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일감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까지 국내 건설현장에서 코로나19 집단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무난한 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초기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국내 건설현장에서 집단 확진자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았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제공하고, 열 감지 카메라를 동원해 매일 확진자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건설 현장은 큰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해외 건설현장도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차질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건설사가 제공하는 아파트 분양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도 건설사 실적에 도움이 된다. 지방 비인기지역에서 일부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지만, 서울 등 인기지역은 대부분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 즉시 팔려 나가는 분위기다. 이로 인해 최근 전국 미분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3만9456가구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3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분양 일정이 밀리는 것은 건설사에게도 부담이다. 분양 일정이 밀릴 경우 사업비 부담이 늘어나고, 매출을 일으킬 수 없는 사업이 줄어들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가 지속될 경우 말레이시아와 같이 업무가 중지되는 지역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중동을 중심으로 발주량이 감소하는 것은 향후 미래 먹거리 확보에 우려감을 더하고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크게 걱정이 없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질 경우 2분기부터 이상 징후가 발견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건설공사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현장 근로자의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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