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집값 꾸준히 강세…'만년 최저가' 벗었다
입력 : 2020-04-09 14:32:37 수정 : 2020-04-09 14:32:3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내 만년 최저가를 벗어난 금천구가 꾸준히 강세다.  지지부진하던 신안산선이 지난해 착공을 시작해 개발 기대감이 커진데다 12·16 대책의 일환으로 대출 규제가 강화 됨에 따라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금천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569만원이었다.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두번째로 집값이 낮았다.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곳은 도봉구로 1463만원이었다. 금천구 집값이 오르면서, 그간 서울에서 두번째로 집값이 낮았던 도봉구와 순위가 바뀐 것이다. 
 
이는 감정원뿐 아니라 민간기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금천구 아파트는 ㎡당 평균 639만원, 도봉구는 627만원이었다. 이 같은 순위는 지난 1월부터다. 지난해 12월에는 도봉구가 ㎡당 약 604만원으로 ㎡당 601만원인 금천구보다 높았지만 올해 1월 금천구가 610만원, 도봉구 607만원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금천구 집값이 오른 배경에는 교통개발 호재와 정부 부동산 규제의 풍선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금천구는 교통과 학군 등에서 입지가 좋지 않았다. 개발 호재가 드문 와중에 지난해 신안산선이 착공하면서 교통망 개선 기대감이 커졌다. 신안산선은 안산에서 광명, 금천구 시흥동과 독산동을 거쳐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12·16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강해져 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를 찾게 된 수요자에게 집값이 가장 낮고 개발 호재가 점차 가시화하는 금천구는 좋은 투자 지역으로 인식된 듯 보인다. 이 일대에 수요가 몰리면서 금천구는 집값 상승을 이어갔다. 이 지역 아파트의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 1월 전월 대비 0.37% 올랐고 2월과 3월에도 각각 0.09%, 0.16% 상승했다. 
 
지난달까지는 금천구 집값이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앞으로도 가격 상승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서울 집값의 지표로 꼽히는 강남권에서 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이 나타나는 등 경기 둔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강남 등 선행 지역은 이미 가격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보통 3개월에서 6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강남밖 지역도 가격이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권 하락이 이어지면 금천구 등 가격이 오르는 곳도 상승세가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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