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에도 불어닥칠 '마의 2분기'
업계, '코로나 여파 본격 반영' 2분기 실적 악화 예상
입력 : 2020-04-10 05:50:16 수정 : 2020-04-10 05:50:16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올해 업계 예상치를 뛰어넘거나 충족하는 1분기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선방한 양사의 눈앞에는 코로나19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는 '마의 2분기'가 기다리고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올해 1분기 매출 2조292억원과 영업이익 15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분기 매출 2조1305억원과 영업이익 1903억원보다는 적지만 최근 업계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적표다.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7336억원과 영업이익 668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기대를 넘는 수치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을 취급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의 부진으로 11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던 지난해 1분기(매출 1조3686억원·영업손실 114억원)와는 상반된 결과다.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가 지난달 본격화한 만큼 업계는 2분기 대대적인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주요 소비 시장인 미주·유럽을 비롯해 남미·동남아시아 등 세계 주요 전자제품 생산 공장과 판매 매장 등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생긴 생산·소비 공백 여파 때문이다.
 
한 시민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홍보관 딜라이트 매장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무엇보다 스마트폰 부품인 카메라 모듈을 주로 생산하는 양사로서는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점이 특히 뼈아프다. 글로벌 스마트폰 주요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주와 유럽은 현재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스마트폰 수요 감소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만 놓고 봤을 때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출하량 감소로 2분기 삼성전기 모듈솔루션 부문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2분기 최악의 경우를 감안했을 때 연간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 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LG이노텍 카메라모듈 공급량도 2분기 중반부터 감소할 것으로 판단돼 2분기 광학솔루션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4%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1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도 코로나 여파가 제대로 반영되는 2분기 상대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역시 이달말 발표하는 3월 분기 실적 외에 6월 분기 실적 부진이 더 두드러질 전망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한 양사의 부진 가능성은 곧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부진을 의미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신제품 출시 비중이 적은 상반기에는 하반기보다 실적이 더 적은 경향을 보인다"며 "전자업체가 코로나19 영향을 받는다면 부품업체 입장에서도 당연히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 2분기에도 당연히 코로나19 영향을 받겠지만,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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