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총선 앞두고 설익은 민생 공약 주의보
입력 : 2020-04-13 06:00:00 수정 : 2020-04-13 06:00:00
한국 경제의 중요한 축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자영업자, 소상공인이다. 5인 미만 기업을 일컫는 소상공인이 사업자 전체 중 80%를 훌쩍 넘는 나라, 자영업자가 650만에 육박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하지만 이같은 숫자 규모와 달리 실질적인 산업적 기반은 허약하다. 이들 숫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시장의 수요에 걸맞은 것이라면 문제될 게 없겠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공급 초과다. 안타깝게도 노동시장에서 밀려 창업한 생계형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힘들다는 목소리가 커져만 간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고통은 더욱 배가되고 있다. 풀뿌리 경제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치권이다. 특히 선거철이면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다. 숫자적으로 우세한 유권자 집단이자 '민생'으로 대변되는 집단. 때문에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언제나 시장으로, 식당으로 발걸음을 바삐 옮기곤 한다. 
 
4·15 총선을 앞둔 현재도 상황은 반복되고 있다. 정치인들은 하나같이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부르짖으며 예상대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공약을 다시금 쏟아내고 있는 중이다. 기왕지사 나올 공약, 알맹이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살펴보지만 주요 정당들의 공약은 예전에 어디선가 봤거나 실질적 도움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공약들이 태반이다. 온라인 및 지역상품권 발행 규모 확대, 복합쇼핑몰 규제 강화, 사회보험료 한시적 인하 등등. 필요한 조치들이겠지만 지금은 코로나 국면이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이 때, 피부에 와닿을 정도의 참신하고 실질적인 공약, 고민의 깊이가 느껴지는 공약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 
 
그나마 눈길을 끄는 것이 공공 배달앱을 만들겠다는 몇몇 정치인들의 공약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최근 배달의민족 수수료 개편 문제가 이슈가 되자 급조된 감이 크다. 해당 시장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할 시간 없이 급조된 공약은 아무래도 설익은 공약일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공공 배달앱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차원의 정책 개입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독과점 시장이 만들어지도록 실컷 내버려 두다가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가 급히 개입하는 방식이 반복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 전반과 더불어 소상공업, 자영업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며 고심해 만드는 공약이 이제는 나올 때도 됐다. 급히 만들어낸 공약 또한 의미가 아주 없지 않겠지만 이는 인기 영합주의식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은 공약일 때에 한해서다. 정작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긴급 생계비 지원, 부가세 인하 등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대책은 대부분 빠져 있는 이번 총선 공약은 그래서 아쉽다.
 
김나볏 중기IT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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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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