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늘고 있다…“생활SOC·건설 독려 영향”
중소형 공사물량 기대감에 중소 건설사 증가
입력 : 2020-06-04 14:00:51 수정 : 2020-06-04 14:00:51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 이달 4일까지 올해 신규 등록한 건설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반면 문을 닫는 건설사는 줄었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기조를 중소규모 생활형 SOC로 전환하자 소규모 먹거리 기대감을 안은 영세 건설업체들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3차 추경으로 공공 리모델링 등 사업 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공공공사가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건설사 숫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집계결과 올해 신규 등록한 건설사는 4일 기준 총 6135곳이다. 종합건설업체는 626곳, 전문건설업체는 5509곳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건설업 총 등록신고 4678건보다 31%가 증가한 것이다. 산업에 새로 들어오는 건설사는 늘어난 가운데 폐업 업체 수는 감소했다. 지난해 1월부터 6월4일까지 폐업신고를 한 건설사는 1277곳이었는데 올해는 1103곳이 문을 닫았다. 13% 줄었다.
 
건설산업에 발 붙이는 중소 건설사가 늘어나는 데는 생활형 SOC 예산 증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 SOC는 상하수도와 가스, 전기 등 기초인프라시설이나 문화·체육·보육·의료·공원 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사회간접자본을 일컫는다. 도로와 철도 등 전통적인 대규모 SOC와는 다른 개념으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기에는 사업성이 낮은 중소형 공사가 대다수다. 정부는 생활 SOC 예산을 매해 늘리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규모를 20% 키워 10조5000억원을 배정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부터 정부가 SOC에 친화적인 모습을 내비친 점도 중소 건설사의 신규 등록 증가세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건설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 건설수주액은 28조1277억원을 기록하며 10월, 11월보다 75% 이상 뛰기도 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생활 SOC 전환과 더불어 지역의 공공건설 투자 등이 중소 건설사 증가에 영향을 줬다”라며 “각 시공분야에 직접 참여하는 전문건설업체가 특히 늘어났다”라고 언급했다. 
 
중소 건설사의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3차 추경안을 공개한 가운데 노후 공공건축물 리모델링 사업이 포함되면서다. 어린이집과 보건소, 의료기관, 공공임대주택 등에 고효율 단열재·환기시스템 등을 보강하는 이 사업에 정부는 2352억원을 새로 편성했다. 중소 규모 건설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먹거리 기대감이 커졌다.
 
반면 대형 건설사들의 토목 일감난 호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대형 SOC 투자에 속도를 내면서도 추경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SOC에 편성된 금액 중 약 6000억원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2차 추경 때도 기존 SOC 사업에서 5804억원을 깎은 바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내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전통적인 SOC 사업은 외면하고 있다”라며 “대규모 SOC 사업을 적폐로만 취급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짙다”라고 말했다. 
 
국내 한 공사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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