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급락 올까…ELS 발행 증권사 유동성 우려
한투·신금투·KB 등 ELS 미상환잔액 70% 이상
입력 : 2020-06-05 15:26:34 수정 : 2020-06-05 15:26:34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번에는 홍콩H지수를 담은 주가연계증권(ELS)발 증권사의 유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을 둘러싸고 미중 양국이 날을 세우는 상황에서 이 여파로 홍콩 금융시장이 출렁여 홍콩H지수가 급락할 경우, 이를 담은 ELS 발행 증권사에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홍콩H지수를 담은 ELS 중 아직 상환되지 않은 잔액은 28조8711억원이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홍콩H지수는 우량주들이 많아 국내 ELS 발행 시 유로스톡스50,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담는 기초자산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놓고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심화되자 홍콩H지수의 급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키자 미국이 이에 대해 홍콩의 자치권 침해라고 비난하며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가보안법의 세부 내용과 미국의 추가 보복조치 수준에 따라 홍콩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은 ELS 발행 증권사의 유동성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유로스톡스 폭락에 따른 ELS 관련 대규모 마진콜과 헤지비용 증가를 겪은 가운데 홍콩H지수 급락 시 또 다시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증권사별로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발행한 ELS의 미상환잔액이 가장 큰 곳은 한국투자증권(3조9000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 3조6000억원 △KB증권 3조5000억원 △신한금융투자 3조3000억원 △삼성증권 3조원 △하나금융투자 2조8000억원 △NH투자증권 2조3000억원 △메리츠증권 1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홍콩H지수 연계 ELS의 미상환잔액 비율 평균은 44.2%로, 대형증권사 다수가 이를 상회한다. △한국투자증권 79.5% △신한금융투자 78.0% △KB증권 76.6% △하나금융투자 69.5% △삼성증권 64.3% △한화투자증권 63.0% △대신증권 48.3% △메리츠증권 46.5% △NH투자증권 44.7%다.
 
증권업계는 이미 지난 2016년에도 홍콩 증시 급락으로 인한 원금손실 공포를 겪은 바 있다. 2016년 홍콩 증시가 급락할 당시 홍콩H지수는 7500대까지 떨어지며 관련 ELS 다수가 조기상환을 계속 미루며 손실 우려를 초래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홍콩 국가보안법 통과 이후 홍콩H지수는 9000대를 유지중이지만 국가보안법의 최종 내용과 미국의 추가적인 보복조치 수준에 따라 홍콩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홍콩H지수의 급락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2016년 당시 사례를 감안하면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손실구간은 지수가 현재보다 약 20% 낮은 7000대다. 다만 미중 분쟁 격화시 유로스톡스50, S&P500 등 다른 기초자산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ELS발 증권사의 유동성위험이 커질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3년간 홍콩H지수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2017년 말~2018년 초에 발행된 ELS의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3월 ELS의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지수들이 급락해 대형증권사들은 대규모 마진콜 발생과 헤지비용 증가를 겪은 바 있다"며 "미중 분쟁 확대로 홍콩H지수를 포함한 ELS의 기초자산인 주요 지수의 변동성이 커지면 증권사의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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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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