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트램 조성사업이 가시화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트램이 지나는 노선을 따라 아파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청약도 연달아 마감되면서 시장 상승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에 트램이 도입되는 지역 내 분양을 준비 중인 신규 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트램은 일반적인 도로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를 의미한다. 서울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전기를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대기오염 우려를 덜 수 있는데다 도심 내 기존 차도를 활용해 운행이 가능한 만큼 1㎞ 당 건설비용이 경전철의 3분의 1, 지하철의 6분의 1 수준으로 경제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트램 도입이 교통 사각지대 감소, 주변 상권 활성화, 주거환경 개선 등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 각지에서 트램 도입을 위한 사업 계획이 쏟아지면서 이미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 내 수요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월 화성시와 오산시는 업무협약을 통해 경기도에서는 처음으로 동탄1·2호선 트램 사업의 기본계획 수립 후 2024년 착공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KB부동산시세 자료를 보면 동탄2호선이 지나는 병점역 맞은 편 ‘병점역 효성해링턴플레이스’(2013년 11월 입주) 전용 84㎡는 발표 직후 1개월 만에 평균 매매가격이 4000만원(3억5500만→3억9500만원)이나 올랐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지난해 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 받으면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해당 노선으로 환승할 수 있는 대전도시철도 1호선 유성온천역 인근 ‘베르디움’(2014년 2월 입주) 전용 84㎡는 예타 면제 직후부터 현재까지(2019년 1월~2020년 5월) 평균 매매가격이 무려 1억1,500만원(6억2000만→7억3500만원) 뛰었다.
청약시장에서도 트램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및 경기도 성남시, 하남시를 아우르는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위례신도시 우미린 2차’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15.0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약 10년간 표류하던 위례선 트램 사업 기본계획을 마련한 것이 높은 경쟁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수원시 팔달구에 분양한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는 지난해 5월 경기도 도시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되면서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은 수원1호선 트램 사업의 수혜 단지로 손꼽힌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청약 당시 올해(2020년 1~5월) 전국에 공급된 신규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1순위 청약자수인 15만6505명이 몰리면서 평균 14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1960년대 이후 시도된 적 없던 교통 인프라인 트램이 지난 2018년 관련 법안 통과 이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해외 사례를 통해 일자리 증가, 소매상권 부활 등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이 입증된 만큼 국내에서도 높은 미래가치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 달부터 전국적으로 트램 노선 인근에서 신규 분양 단지가 선보일 예정에 있어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은 6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847-3번지 일원에서 팔달10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주변으로 수원1호선 트램이 계획돼 있으며 가까이에 신분당선 연장선(2023년 착공 예정), GTX C노선(2026년 완공 예정), 수인선(2020년 9월 개통 예정) 등도 추진된다.
현대건설은 6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3차’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지상 최고 49층, 8개동, 전용면적 84~156㎡ 총 1100가구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인근으로 제2차 인천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송도 내부순환선 트램이 계획돼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6월 울산시 남구 야음동 일원에 ‘번영로 하늘채 센트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2층, 지상 18~27층, 11개동, 전용면적 59~84㎡ 총 848가구 규모이다. 이 단지는 이 달 국가 교통위원회 심의를 통해 승인을 앞두고 있는 트램 사업의 수혜 단지로, 해당 노선이 지나는 야음사거리역(가칭)이 인근에 위치한다.
수원 센트럴 아이파크 자이 조감도.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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