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리츠 투자도 성장-고배당 선택 기로에 선다
리츠, 매출증가·부동산 시세상승으로 성장
입력 : 2020-06-23 13:00:00 수정 : 2020-06-23 14:52:4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REITs, 이하 이지밸류플러스리츠)가 공모를 마치고 다음달에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가 합류하면 국내 상장 리츠는 8개로 늘어나게 된다. 
 
기관들이 수요예측에서 보여준 관심에 비하면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지 않아 청약경쟁률은 26.9대 1에 그쳤다. 증시 분위기가 작년과 달라 리츠 등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는 투자종목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진 탓이다. 다른 상장 리츠들의 주가도 횡보세다. 
 
하지만 올해와 내년에 상장을 준비 중인 리츠의 숫자가 현재 증시에서 거래되는 리츠 정도여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됐으니 이제는 리츠 가운데서도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상품이 무엇인지 골라야 할 필요가 생겼다. 오랫동안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어져온 논쟁과 흡사한, 성장과 안정, 배당수익률과 성장배당이란 선택지 앞에 서게 될 것이다.  
 
현재 배당수익률보다 배당성장
 
미국 증시에 상장된 리츠 중 아메리칸타워(AMT, American Tower)는 국내 여러 증권사들이 첫손에 꼽는 대표 추천종목 중 하나다. 미국 전역에 ‘타워’ 즉 철탑, 기지국 같은 통신 인프라를 소유하고 있는 리츠로, 통신사들에게 이런 시설물을 빌려주고 임대료를 받는 사업모델을 영위하고 있다. 
 
<출처: 미래에셋대우>
 
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연 2%도 되지 않는다. 현재 주가가 264.6달러나 되는데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지급한 1주당 배당금은 총 3.78달러에 불과했다. 국내 리츠들의 배당수익률이 연 6%대이므로 그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런데도 이 종목을 추천 1순위에 올리는 것은 매년 실적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배당금도 꾸준히 늘려주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금 주식을 사면 당장의 배당금은 적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배당금도 꾸준히 늘어 매수가 대비 배당률도 높아질 것이고, 주가도 올라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추천의 배경에 깔려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아메리칸타워는 매년, 정확하게는 분기마다 배당을 증액하고 있다. 작년 배당금이 주당 3.78달러였지만 2015년만 해도 1.81달러였다. 즉 4년만에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만약 4년 전에 이 주식을 매수했다면 그때도 배당수익률은 지금처럼 2% 미만이었겠지만 지금은 매수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배로 늘어났을 것이고, 무엇보다 주가도 2배 이상 올랐다. 
 
미국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최근 1조5000억달러(약 18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1000억달러 규모의 5G 광대역 투자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하원은 이 법안을 여름휴가 전에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는데, 이 경우 당연히 아메리칸타워도 수혜를 얻을 것이다. 증권사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이유다. 
 
리츠가 발달한 미국 증시에는 이처럼 현재 주가에 비해 배당은 적지만 꾸준한 성장과 함께 배당을 증액한 종목들이 많다. 한국 투자자들이 애정하는 또 다른 리츠 리얼티인컴(O, Realty Income)도 배당수익률만 보면 국내 상장리츠들보다 낮은 수준이다. 매월 배당하는 리츠로 지난해엔 연간 2.72달러를 지급했는데, 61.53달러의 현재가 대비로는 4.4%의 배당수익률이다. 하지만 이 종목도 매년 배당을 증액하고 있다. 게다가 상당히 오랜 기간 이와 같은 배당을 이어와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와 반대로 배당수익률이 연 10%를 훌쩍 뛰어넘는 리츠도 많다. 미국 주식의 배당투자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Dividend.com에서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 순으로 조회하면 어렵지 않게 고배당 리츠들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리츠는 배당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가는 무사할지를 장담할 수가 없다. 
투자자로서는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배당의 안정성과 기업(리츠)의 성장성을 적절히 안배한다. 그 비중은 투자자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 
 
리츠 유형 따라 배당안정성에 큰 차이
 
국내 리츠 시장은 미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하지만 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선택의 필요성에 대해서만큼은 점점 미국을 닮아가게 될 것이다. 
 
 
일단 현재 상장 리츠만 놓고 살펴보자. 8개 리츠의 면면을 살펴보면, 크게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오피스리츠와 상업시설을 보유한 리테일리츠, 호텔리츠, 그리고 부동산을 직접 개발하고 분양해 이익을 얻는 부동산개발리츠가 있다. 어느 곳에 있는 물건이냐에 따라 국내와 해외 투자 리츠로 구분하지만 아직 해외 물건에 투자하는 리츠는 상장되지 않았다.  
 
이중 배당 안정성에서는 단연 오피스리츠가 앞선다. 이번 코로나19 정국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로 서울 중심권역(CBD), 강남권역(GBD, 여의도권역(YBD) 등에 위치한 안정적인 물건을 편입해 안정적인 임차인에게서 임대료 수입을 얻어 배당하는 오피스 리츠가 적절한 안정성과 배당수익률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와 반대의 처지에 놓였던 것이 호텔 리츠다. 모두투어리츠는 서울 명동과 독산동, 동탄에 4개의 호텔을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투숙객이 크게 감소해 타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2년간 크게 감소했다가 지난해 비로소 정상화되는가 싶었던 배당도 올해 다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테일 리츠는 이에 비하면 준수한 편이지만, 점포들과 임대차 계약을 맺는 상업시설이란 특성 때문에 불안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이리츠는 이들에 비하면 조금 특별하다. 적당한 땅을 사서 아파트,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을 지어 분양해 생기는 이익을 배당하는 개발형 리츠라서 배당이 일정치 않다. 
 
이들 중에서 배당이 들쑥날쑥한 에이리츠를 제외할 경우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리테일 리츠다. 사무실보다는 점포 임대료가 높은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처럼 임대료 받는 것이 불안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코로나19 같은 돌발변수가 아니라도 경기가 안 좋으면 점포들 벌이도 악화돼 임대수입 안정성이 떨어진다. 
 
다양한 리츠 상장예정…임대수입과 성장성 중 선택해야
 
지금까지는 이 정도 고민이면 됐다. 임대차 안정성과 배당수익률을 두고 오피스와 리테일 중에서 선택하면 됐지만 이제는 다른 질문에도 답을 해야 한다.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은 배당수익률을 노릴 것이냐 성장이 더 중요하냐는 물음이다. 
 
리츠에 투자한다는 사실만으로 일반 주식투자자보다 보수적인 성향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시 나뉜다. 똑같이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도 어떤 이는 투자원금 대비 임대료를 중시하는 이가 있는가하면, 임대료는 조금 적더라도 시세가 올라 매매 차익을 낼 수 있는 물건을 좋아하는 투자자가 있다. 
 
신한알파리츠를 예로 들어 보자. 2018년 8월에 상장한 이래 공모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리츠의 인기가 치솟았던 지난해 11월에는 한때 9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종목이 상장할 당시 예상배당수익률은 5%대였다. 지금은 주가가 올라 배당수익률이 4%대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도 다른 오피스리츠,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신한알파리츠는 오피스에 투자하는 다른 리츠나 부동산펀드에 비해 배당수익률이 낮지만 편입자산의 가치 상승을 인정받아 주가가 올랐다. 사진은 신한알파리츠가 보유 중인 판교 크래프톤타워. <사진: 신한알파리츠 홈페이지>
 
그 이유는 이 리츠가 판교 핵심지역에 있는 오피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기업들이 선호하는 위치인데다 리츠 설정 당시보다 부동산 가격도 올라 자산을 재평가할 경우 그 가치가 10~20%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증자를 통해 새로운 물건을 편입, 성장이 가능한 리츠라는 점을 보여준 것도 미래성장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알파리츠는 한국 리츠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는 선두주자”라고 평했다.
 
이와 같은 성격은 서울 주요지역 오피스 4곳에 투자하고 있는 NH프라임리츠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 삼성SDS 타워 등 지역 랜드마크에 투자하는데도 빌딩 전부가 아니라 일정 지분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라는 사실이 약점으로 평가돼 현재 주가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와 NH프라임 리츠만 갖고도 투자자 성향에 따라 선택이 갈릴 텐데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도 7월 중에 상장한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질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리츠의 등장이 예고돼 있다. ‘언택트’로 핫해진 분야라서 배당수익률 자체보다는 성장성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에 산재한 주유소에 투자하는 리츠도 있다. 전기차 등장으로 차량의 유류소비가 감소하는 데다 경쟁도 심해 사양산업으로 여겨지지만 안정적인 배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배당수익률만 보고 리츠에 투자하는 시기는 지났다. 투자자산의 성격과 자신의 투자성향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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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