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불황에 투자 매력 떨어지는 건설사
회사채 수요예측 참패에 주가 하락…“규제 아래 성장성 훼손 불가피”
입력 : 2020-06-24 14:55:56 수정 : 2020-06-24 14:55:56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건설사의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회사채 모집에 나선 대형 건설사는 수요예측에서 암담한 성적표를 받았고 건설사의 주가도 하락곡선을 탄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정비사업 주택 일감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데다 사회간접자본(SOC) 물량 감소, 코로나19에 따른 해외 발주 위축까지 겹친 영향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공모채 시장에서는 주요 건설사들이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한화건설은 지난달 2년물 600억원과 3년물 40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청약이 1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4위에 오른 GS건설도 비슷했다. GS건설은 3년물 1000억원 규모 공모채의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310억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건설사의 투자 매력 저하는 회사채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의 건설업종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KRX건설지수는 하락세가 짙은 상황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월2일 종가 기준 624.87이었으나 올해 1월2일에는 534.18로 하락했다. 지난 23일에는 461.96까지 떨어졌다. 
 
건설시장을 주도하는 주요 건설사의 주가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1주당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월2일 5만3100원이었으나 올해 1월2일에는 4만1200원이었고, 지난 23일에는 3만4350원에 거래됐다. 이 기간 대림산업은 9만6400원에서 8만7800원, 8만4800원으로, GS건설은 4만2150원에서 3만500원, 2만5300원으로 꾸준히 내렸다. 대우건설도 5440원에서 4660원, 3485원으로 하락했다. 각 건설사마다 일시적인 등락은 있었으나 흐름상으로는 하락세가 짙었다. 
 
건설업종에서 나타나는 투심 위축은 정부 규제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이 크다.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공공성을 강화하는 규제를 연달아 내놓으면서, 건설사들은 수익성 좋은 정비사업 분야에서 일감 감소를 겪고 있다. 공공공사 물량도 예년에 비해 줄어든데다 해외 발주 환경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정부가 투자 예산을 줄이고 있고, 발주가 나와도 입출국이 어려워 수주 영업에 제약이 많다. 
 
일감 감소에 더해 주요 건설사의 연간 매출도 하락세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8년 매출액이 31조1556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0조7615억원으로 줄었고 대림산업은 10조9845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GS건설은 13조1394억원에서 10조4166억원으로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이 어떻냐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선 건설업 전반적으로 투자 가치가 높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김세련 연구원도 “현 정권의 규제 기조하에서는 궁극적으로 대형 건설주의 성장성 훼손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 뒤로 아파트 건설 현장이 위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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