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16위급 대림건설 합병에 중견사 긴장
주택 일감 혈투 속 수주 역량 키운 경쟁자 등장
입력 : 2020-06-30 13:39:09 수정 : 2020-06-30 13:39:0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중견 건설업계에 막강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대림산업 자회사 삼호와 고려개발의 합병법인 대림건설이 내달 1일 출범하면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단숨에 뛰는 등 건실한 중견 건설사로 덩치를 키운다. 기존 중견 건설사에서는 긴장감이 다소 읽힌다. 대림산업의 아파트 브랜드를 공유하는 대림건설이 확장된 외형에 힘입어 수도권과 지방 정비사업장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의 먹거리 시장에 수주 역량을 높인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중견업체간 주택 일감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림건설 출범 전날인 30일 중견 건설사들은 대림건설 등장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림건설의 사업 영역이 기존 중견 건설사와 겹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경쟁 심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중견사 관계자도 “수도권 소규모 재건축 재개발이나 지방 정비사업에서 대림건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중견 건설사들에서 이 같은 우려가 나오는 건 이번 합병으로 대림건설의 외형이 급격히 커지기 때문이다. 합병 전 삼호와 고려개발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순위가 각각 30위, 54위였다. 두 회사의 시공능력평가액을 합하면 1조9303억원으로 16위인 한신공영의 평가액 1조9248억원을 웃돈다. 중흥토건(17위)과 금호산업(20위)을 뛰어넘고 한화건설(12위), 반도건설(13위)과의 격차도 크게 좁히는 것이다.
 
덩치를 키우면서 대림건설의 인지도 향상과 더불어 수주에 나설 수 있는 정비사업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건설은 사내 조직을 정비하면서 도시정비 및 건축사업 수주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아파트 브랜드도 기존처럼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을 공유한다. 대림건설의 정비사업 수주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의미다.
 
대림건설의 사장직을 조남창 삼호 대표이사가 맡는 점도 대림건설의 정비사업 수주 역량 강화에 무게를 싣는다. 조 사장은 주택 분야에 강점이 있는 삼호에 오랜 기간 몸을 담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사끼리 싸우는 서울 및 수도권 대규모 단지 수주전에 대림건설이 합병 후 바로 뛰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중견 건설사의 먹거리 시장에 모습을 보일 텐데 기존 중견사들에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합병법인 대림건설은 올해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매출 3조5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대림건설의 실적 규모가 커지면 모회사인 대림산업의 연결실적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 한 건설현장.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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