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당첨 늘려도 나오는 미계약물량에 현금부자 ‘줍줍’
새 규제지역도 잔여물량 가능성…“실수요자 중심 대출 규제 완화 절실”
입력 : 2020-07-02 14:21:05 수정 : 2020-07-02 14:21:05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사후 무순위청약 열기가 뜨겁다. 자금 부족에 따른 계약포기나 부적격 당첨 등으로 주인을 찾지 못한 아파트 물량에 현금부자들이 향후 붙을 웃돈을 기대하며 몰리고 있다. 정부가 청약 예비당첨자 비율을 대폭 늘리는 등 ‘줍줍’ 투자 방지에 나선 바 있지만, 여전히 현금부자들의 주워담기가 나타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동시에 예비당첨자 비율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일까지 한국감정원 청약홈에서 접수된 사후 무순위청약 단지 10곳 중 8곳이 두 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포스코건설의 ‘더샵 광교산퍼스트파크’였다. 총 475가구 중 2가구가 잔여물량으로 남았는데, 지난달 24일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결과 2만6931명이 접수해 1만34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위례신도시에서 공급된 아파트에서도 무순위청약 경쟁이 뜨거웠다. 지난 5월 무순위청약을 접수 받은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는 잔여 2가구 모집에 4043명이 몰려 202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쌍용 더 플래티넘 오목천역’에서는 잔여물량 21가구에 1만34명이 몰려 477대 1의 경쟁률이 나왔고, 고분양가 논란이 있던 고양덕은지구의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버포레자이’에는 각각 106가구, 157가구 잔여물량 모집에 2만1510명, 1만4352명이 분양을 신청했다.
 
무순위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의 계약포기나 부적격 당첨 등으로 나온 잔여물량을 대상으로 수분양자를 모집하는 것이다. 주택 보유나 세대주 여부에 상관 없이 청약을 넣을 수 있고, 추첨방식으로 당첨자를 뽑기 때문에 현금부자들의 줍줍 투자에 활용되곤 했다. 
 
정부는 실수요자의 청약 당첨을 높이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예비당첨자를 500%까지 대폭 늘렸고 올해 3월부터는 청약과열지역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방광역시 등에서도 300%까지 확대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잔여물량이 나오고 있고 현금부자들이 주워 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계약 잔여물량은 6·17 대책 이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대다수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실수요자들이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규제에 자금이 부족해져 계약을 포기하는 실수요자가 다수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6·17 대책 이전 청약을 받은 사람들은 잔금 대출이 가능한 액수가 줄어들 수 있다”라며 “정부의 보완책이 없다면 계약을 포기한 물량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조성되려면 예비당첨자 확대와 더불어 실수요자의 대출 규제 완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대출 규제 완화는 현 시점에서 당연히 필요한 조치”라며 “미계약 잔여물량을 전부 예비당첨자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함께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겸임교수도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역시 “30·40세대에서 소위 ‘패닉바잉’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매매든 청약이든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화를 도모하려면 생애 최초 주택 마련과 같은 경우에는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주택 모형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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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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