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박지원 국정원장'은 문 대통령의 결정, 과거보다 미래 중시"
'임종석 대북특사' 가능성에는 "드릴 말씀 없다"
입력 : 2020-07-05 17:23:28 수정 : 2020-07-05 17:23:28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국정원장에 자신의 '정적'이었던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한 것에 대해 "문 대통령이 선거 때 일어난 과거보다 국정과 미래를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의원의 국정원장 낙점은 오로지 문 대통령의 결정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과 박 전 의원의 '악연'은 2003년 노무현정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야당의 집요한 요구에 '대북송금 특검법'을 수용했고,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특사 역할을 했던 박 내정자는 특검 수사를 받고 옥고를 치렀다.
 
이후 2015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박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친노 패권주의'라며 맹공을 펼쳤고, 이후 안철수·김한길 전 의원과 동반 탈당하며 국민의당을 만들어 '호남심판론'으로 문 대통령을 흔들었다. 2017년 대선 때도 거의 매일 문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문모닝'(문재인 비난으로 하루를 시작한다)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 달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분야 원로들과의 오찬' 이후 가닥이 잡혔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원로 오찬이 후보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은 박 전 의원에 대해 오래 전부터 너무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후 보름여간의 기간 동안 박 전 의원 검증에 착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기간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검증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는 데는 철저히 보안을 지킨 박 전 의원이 1등 공신"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박 전 의원은 지난 3일 오후 3시 청와대 인사 발표 직전까지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북 특사로 파견될 가능성에 대해 "앞으로의 일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임 특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특임 외교특별보좌관 역할도 했는데 그런 역할도 할 수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9월13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 오찬 간담회에서 당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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