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SK바이오팜 대박났는데 공모주펀드 ‘섭섭해’
입력 : 2020-07-06 13:00:00 수정 : 2020-07-06 14:07:05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SK바이오팜이 상장 후 사흘째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면서 공모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얻게 됐으나 공모주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한 투자자들이 얻은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사흘째를 맞는 SK바이오팜(326030)은 이날도 상한가까지 급등한 21만4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가 동시호가 때부터 몰린 차익실현 매물로 인해 개장과 함께 곧바로 상한가가 무너지며 20만원 초반으로 물러났다. 이후 오전 내내 매도와 매수 세력간 공방을 이어가다가 11시10분을 넘어서며 다시 상한가에 안착, 이 시간까지 상한가에 40만주가량 매수 대기 물량을 쌓아놓은 채 나오는 매물들을 소화하고 있다.  
 
이날도 상한가로 마감한다면 공모주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공모가 4만9000원 대비 337.7%라는 높은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 1주당 16만5500원 차익이다. 
 
이에 따라 비록 323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인해 공모주를 몇 주 배정받지 못했더라도 차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1억원의 청약증거금을 투자했다면 12주를 배정받아 아직 보유 중이라면 198만원의 평가차익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는 초기 투자금 1억원 대비 2%에 육박하는 수익률로, 경쟁률을 감안해 공모주 투자에서 2% 차익을 내는 것은 드문 일에 속한다. SK바이오팜 다음 순서로 3일에 상장한 위더스제약과 6일에 거래를 시작한 신도기연의 경우 공모가의 2배로 출발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상장 당일에 상한가로 마감하는 ‘따상’에는 실패했다. 
 
그렇다면 억 단위 거액을 조달할 자금력이 없어 대신 공모주 펀드로 간접투자를 선택한 투자자들은 SK바이오팜의 대박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리고 있을까?
 
 
현재 운용 중인 여러 공모주 펀드들의 일별 기준가 차트를 보면 최근 하루 이틀 사이 기준가가 급등한 것을 볼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기준가 상승에 영향을 줬을 거라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기준가를 차트가 아닌 숫자로 보면 등락폭이 생각만큼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달 동안 공모주 펀드들의 기준가가 횡보한 탓에 SK바이오팜의 주가 상승이 크게 반영된 것처럼 보인 것이다.
 
펀드설정액 기준으로 상위 10개 펀드들의 최근 성과를 보면, SK바이오팜 효과가 반영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SK바이오팜은 지난주 2일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의 주가 등락은 다음날인 3일자 펀드 기준가로 반영된다. 즉 <표>에 기록된 6일 기준가는 지난주까지의 펀드 자산 등락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설정액이 가장 큰 에셋원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주식혼합-파생형]A 펀드는 이틀 동안 2.59%의 수익률을 보탰다. 지난주 금요일까지는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차익이 주당 11만6000원, 1억원을 공모에 투자한 경우 139만원의 이익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 경우 직접 공모 참여한 투자자가 기록한 1.39%의 수익률보다 에셋원코스닥벤처공모주리츠 펀드의 성과가 더 좋았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모주 펀드가 담고 있는 다른 자산의 성과를 감안해야 한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17%, 3.38%씩 올랐다. 이것까지 감안해서 공모 투자 효과를 따질 경우 이 펀드가 공모에 직접 참여한 것보다 나은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없다. 
 
더구나 10위 안에 드는 규모가 큰 공모주 펀드들은 대부분 에셋원의 공모주펀드보다 낮은 1% 안팎의 성과를 기록했다. 교보악사공모주하이일드플러스[채권혼합]A 펀드와 흥국공모주하이일드[채권혼합]A 펀드가 각각 4.94%, 4.67%로 두드러진 성과를 기록했으나 이들은 하이일드채권에 함께 투자하기 때문에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때가 많다. 
 
여기에 연 1%가 넘는 펀드 보수까지 감안할 경우 SK바이오팜처럼 대박이 기대되는 한두 개 공모주에 단발로 투자하기 위해 공모주 펀드를 선택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펀드 수익률에 드러난 것처럼 상장 후 급등하는 효자종목들이 있을 경우 펀드 성과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므로, 일정 기간 이상 여러 후보종목들이 있을 때 공모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무엇보다 의미 있는 수준의 종잣돈을 마련할 수 없는 투자자들에게는 유일한 선택지이기도 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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