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중계동, 30년 구축도 뛴다…전세가는 안정적
상반기 시세 오르며 갭투자 손바뀜…상계뉴타운 신규분양 효과 어디까지
입력 : 2020-07-22 06:00:00 수정 : 2020-07-22 10:08:5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노원구는 내 집 마련의 최후의 보루 같은 곳이다. 서울 도심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신도시가 조성된 지 30년이나 지났는데도 재건축은 아직 멀어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집값이 저렴하지만 4호선과 7호선으로 서울 도심권과 강남권을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원 지하철로 출퇴근하느라 고생하는 대신 넉넉하지 않은 자금으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어 젊은 층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옛말인가 보다. 낡은 아파트라서 걸음은 느려도 전체 시장의 분위기에는 얼추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7호선 중계역 출구와 맞닿아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 중계그린, 중계건영, 중계무지개 세 아파트단지 분위기도 그랬다. 
 
그중에서도 시세가 낮은 곳이 중계무지개다. 1911년 11월에 입주해 30년을 채워가는 아파트로 14개동 2433세대 대단지다. 건너편 중계그린은 외벽이라도 말끔하게 페인트칠했지만 중계무지개는 손을 댄 흔적이 없어 1년 먼저 입주한 중계그린보다 오히려 더 오래돼 보인다. 
 
평형은 57㎡(전용면적 39㎡)형, 71㎡(49㎡)형, 83㎡(59㎡)형 등 3가지 소형 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지금 시세는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매물을 기준으로, 83㎡(59㎡)형이 6억원, 71㎡(49㎡)형이 5억3000만원, 57㎡(39㎡)형이 5억1000만원이다. 매매호가 차이가 크지 않은 것처럼 전세가도 2억~2억5000만원 사이에 포진해 있다. ‘올수리’한 집이 1000만~1500만원 정도 비싸다고 보면 된다. 
 
30년 구축의 전용면적 59㎡형의 시세가 6억원이면 결코 싸다고는 볼 수 없는 가격이다. 그나마 이것도 찾아볼 수가 없다가 정부의 7.10대책 발표 이후에 일부가 나온 거라고 하니까 요즘 시장의 분위기를 짐작할 만하다.  
 
중개무지개 아파트 전경. 단지 앞 나무가 세월을 말해준다. 나무가 너무 자라 시원하게 가지를 친 모습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중계무지개아파트는 중계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 단지다. <사진/김창경 기자>
 
중계무지개와 마주보고 있는 중계그린아파트. 1년 더 오래된 단지지만 외벽을 칠해 더 젊어 보인다. <사진/김창경 기자>
 
중계무지개와 인접한 중계건영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에 나섰다. <사진/김창경 기자>
 
중개업소에 따르면, 중계그린도 그렇지만, 이곳엔 외지 투자자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에 그들이 시세를 1억원 정도 올렸다는 것. 그런데 이것도 2~3년 전에 갭 투자로 들어온 외지인들의 물량을 새로 유입된 투자자들이 교체 매수한 것이라는 전언이다. 세대수가 워낙에 많아 전세가격이 안정돼 있는 편이지만. 소형이다 보니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3억원 안팎이어서 아직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상계동, 중계동, 하계동 지역은 오래된 아파트 일색이지만, 최근 상계뉴타운 재개발 분양이 재개되면서 이 분양권 시세가 노원구 일대 시장을 이끌 것이란 기대감도 퍼져 있다. 
 
현재 상계역과 당고개역 중간에 위치한 상계6구역에서는 롯데건설이 공급하는 재개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지하3층 지상29층 규모 10개동, 1163세대로 짓는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아파트다. 이중 721세대를 일반분양하는데 21일이 해당지역 1순위 청약접수일이었다. 2017년 이후 3년만에 상계뉴타운에서 나오는 신규 공급인데다 분양가가 저시세보다 크게 낮아 경쟁률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계역과 당고개역 사이 상계6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하는 노원 롯데캐슬 시그니처 단지의 공사 현장. <사진/김창경 기자>
 
상계역 인근에서 짓고 있는 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3년 전 분양해 올해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에 한창이다. 노원구 일대 시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김창경 기자>
 
3년 앞서 상계역 인근 상계4구역 재개발로 분양해 짓고 있는 센트럴푸르지오는 완공이 머지않았다. 전용면적 84㎡형 분양가가 약 5억7000만원이었는데 최근 분양권이 9억3000만원에 실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노원 롯데캐슬시그니처 84형의 분양가는 5억9700만~6억35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상계뉴타운에서 3년 만에 나오는 신규 공급인데다 분양가가 이 정도라면 이 지역 웬만한 청약통장은 다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상계동 일대, 간접적으로 중계동까지 아파트 시장 분위기는 이 두 단지가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과 기존 구축 아파트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시간이 걸릴 뿐 전체 뉴타운이 조성되는 과정에서 중계동 일대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축과 가격 차이를 두고 따라서 움직일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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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