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업무지구 상권도 매출 절반 ‘뚝’
회식·접대 줄어 저녁 매출 감소…자영업자 폐업 위기
입력 : 2020-07-26 06:00:00 수정 : 2020-07-26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업무지구 상권도 코로나19의 발톱을 피하지 못했다. 오피스가 몰려 직장인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있는데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재택근무 전환이나 회식 지양 등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대면 접촉이 줄면서 나타난 결과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어 이들 상권 역시 상처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5월 기준으로 주요 업무지구인 여의도역, 역삼역, 강남역, 시청역, 광화문역 등 일대의 상권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5월 여의도역 일대 반경 500m 이내 상권의 총 매출액은 578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5월 1149억원보다 49.7%가 급감한 것이다. 오피스가 많아 직장인 수요가 받쳐주는 데도 이 일대 상권은 매출 타격이 상당했다. 
 
역삼역 인근 상권도 피해가 컸다. 역삼역 인근으로 반경 500m 이내 상권은 점포의 총 매출액이 지난해 5월 1248억원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630억원으로 49.5% 추락했다. 역삼역 인근에도 사무실이 많지만 상권은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외 삼성전자 서초사옥이 위치하는 강남역 일대 반경 500m 상권은 총 매출액이 지난해 5월 1866억원이었으나 올해 5월 1114억원으로 40.3% 줄었다. 광화문역과 시청역 인근 상권 역시 같은 기간 총 매출이 각각 34.2% 32.7%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확산세를 이어가면서 직장인의 대면 접촉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직장인 수요가 받쳐주는 업무지구 상권도 침체에 빠진 모습이다. 다수 기업이 재택근무나 주 4일 근무 등 코로나19 사태 전과는 다른 출근 제도를 도입하고 있고, 회사에 나서는 직장인들도 회식 등 저녁 자리를 줄이고 있다.
 
역삼역 인근 IT기업에 재직 중인 31세 이모씨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로 회식 등 저녁 일정이 확연히 줄었다”라고 말했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업무지구 상권은 점심 매출은 큰 변화가 없지만 접대나 회식 등 저녁 자리가 부쩍 줄면서 매출 타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지구 상권의 매출 감소는 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매출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자영업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자영업자는 약 555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70만6000명보다 15만5000명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은 3월부터 확대되는 추세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정부가 소비 부양책을 내놓고,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무뎌지면 상권 매출이 회복되긴 하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코로나19라는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폐업하는 자영업은 한동안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후 6시가 지난 서울시 중구 상권의 골목길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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