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저가 지역도 외지인 행렬…“‘패닉바잉’에 투자 수요 가세”
구로·금천·강북·성북 외지인 비중 증가폭, 강남3구 상회
입력 : 2020-07-27 14:34:39 수정 : 2020-07-27 14:34:39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아파트 시장에 서울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도 외지인 매매거래 비중이 늘었다. 정부의 연이은 대출규제로 저평가 지역에 수요가 이동하는 가운데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서울 진입을 노리는 실수요와 더불어 지방의 투자 수요가 매입 행렬에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외지인 매매 거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곳은 구로구로 나타났다. 구로구는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아파트 매매거래가 총 3011건이었는데 이중 827건이 외지인 수요였다. 외지인 거래가 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외지인 매매 비중은 15%였는데 12%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최선호 지역인 강남3구보다도 외지인 매매 비중의 증가폭이 컸다. 이 기간 서초구와 송파구, 강남구의 외지인 매매 비중 상승폭은 각각 5%포인트, 4%포인트, 3%포인트였다. 
 
외지인 매매 비중 확대폭이 강남3구보다 큰 곳은 구로구뿐만이 아니다. 강북구도 외지인 매매 비중이 확대됐다. 강북구는 지난해 상반기 외지인 비중이 13%였는데 올해는 22%로 9%포인트 늘었다. 이밖에 성북구와 금천구도 각각 8%포인트씩 증가했고 은평구도 외지인 비중이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에 거주하는 실수요가 서울 진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집값이 꾸준히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의 ‘패닉바잉’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출 규제도 강력하다. 서울 진입을 준비하던 경기도 실수요자들이 서울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저렴한 곳을 찾아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내 집 마련 관점에서 서울밖 수요가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내 중저가 지역의 매입 행렬에는 투자 수요도 다수 껴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며 집값이 오르자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유입됐다는 것이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실수요와 더불어 지방의 투자 수요도 차익을 노리고 들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요가 몰려들자 이들 지역은 아파트값 상승세가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구로구와 금천구는 지난달 월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4%, 0.26% 올랐고 강북구도 0.17%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0.13%였다. 
 
정부가 부동산 공급 대책 발표를 앞둔 가운데 공급 대책이 시장 수요를 해소할 수 있을지가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세를 멈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이 충분하다고 시장이 인식하면 패닉바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서울 수요를 해소할 만큼 공급을 내놓는다면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구로구 일대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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