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호 문제 풀 조건 갖춰졌지만…"중국과 관계에 더 공들여야"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
입력 : 2020-07-29 17:13:53 수정 : 2020-07-29 17:13:53
[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게임업계의 숙원인 중국 판호 발급 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이 갖춰졌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립각을 세우며 동북아 전략을 수정했고, 코로나19 발발 이후 한국과 협력 관계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견 분위기가 바뀐 것 같아도 중국 내부에서는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중 외교를 취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콘텐츠미래융합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콘텐츠미래융합포럼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과 중국이 협력모드에 돌입했고 미중 대립 속에 중국의 동북아 전략이 변화했다"며 "판호 문제 해결을 위한 주관적·객관적 조건이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지난해 11월 게임업계가 중국 판호 문제를 제기한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에서 적극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정부의 의지도 강해졌다고 덧붙였다. 
 
위 학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판호를 좀 더 쉽게 받기 위해 고려해야 할 5가지 요인을 발표했다. △판호 발급 재개 시기를 시진핑 주석 방한 전·후로 할 지 △대기업과 중소개발사 중 어느 쪽을 우선시할 지 △판호를 받을 게임 장르와 내용의 제한이 어떻게 될 지 △외자 판호의 감소 추세 속에서 얼마나 지분을 획득할 수 있을 지 △청소년 게임과 성인용 게임 중 어디에 더 집중할 지 등이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아직 판호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내에서 중국 전문가로 통하는 우수근 중국 화동사범대 특별초빙교수는 "청와대가 중국 외교를 좀 더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한 한국 게임 업계가 중국 시장 진출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중국보다 미국을 훨씬 중시하는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판호 문제를 풀어 주려다 최근 다시 조였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더 암울한 소식은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 시장에 목을 맨다는 소식이 중국에 들어가면서 마지막까지 잡고 있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우 교수는 "지금 중국에 진출하려면 믿을 만한 중국 파트너를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더는 중국 시장만 바라보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모바일 게임 시대가 오면서 중국 게임업계의 기술력·경쟁력이 강해졌기 때문에 판호가 나온다고 해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김현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현시점에서 중국은 여전히 우리 게임 산업에서 중요한 시장이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해외 진출의 궁극적 목적은 시장 다변화여야 한다"고 짚었다. 김 국장은 "설령 판호 문제를 논하더라도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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