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입주자 배려한 임대주택, 청신호 1호
50년 아파트 정릉 하늘마루 탄생 청년·신혼 배려 맞춤형 설계 공동육아방·코인세탁실 운영
입력 : 2020-08-02 06:00:00 수정 : 2020-08-02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임대주택이라길래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집 내부도 넓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만족스러워요.” 
 
지난달 31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있는 SH 청신호 1호 정릉 하늘마루에서 만난 20대 여성 윤모씨는 선뜻 집 내부를 공개할 정도로 새로운 보금자리에 만족감을 보였다. 북악산을 등 뒤에 두고 국민대가 인접해 인근 환경은 양호하지만, 강남까지 가려면 3~4번 환승해야 하는 입지는 ‘옥의 티’로 꼽았다.
 
집 내부는 아직 별다른 가전제품이나 가구가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에어컨·냉장고·책상·책장·의자 등이 기본적으로 제공돼 침구류만 있으면 생활하는데 불편은 없다. 전용면적이 19㎡에 불과하지만 맞춤형 특화설계가 적용돼 침대나 옷장·소파를 놔도 공간 활용에 여유가 있을 정도다.
 
맞춤형 특화설계는 SH 청신호의 특징 중 하나다. 청년을 위한 집은 청년들의 공간활을을 분석해 주방면적을 최소화하고 다른 공간을 넓혔다. 신혼부부 주택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주방을 넓히는 대신 침실 면적을 최소화했다. 고령자 주택엔 평균 신장에 맞춰 각종 버튼을 설치하고 신발장 손잡이와 간이의자, 높낮이 조절 세면대, 비상버튼으로 배려했다.
 
SH공사의 청신호 1호인 서울 성북구 정릉 하늘마루의 19A형 내부. 사진/박용준기자
 
모든 주택엔 공통적으로 난방이 적용된 욕실바닥, 턱을 낮춘 욕실 미닫이 문, 결로 예방 환기창, 주방수납공간, 손끼임 방지장치, LED 전등, 대기전력 자동차단장치 등이 생활편의 안전설계로 제공된다. 
 
정릉 하늘마루는 주차장을 70면으로 전체 166세대 대비 넉넉하진 않지만, 자차 보유 세대가 많지 않은 만큼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주차장을 줄여서 남는 공간은 커뮤니티시설, 부대복리시설, 지역편의시설 등 주민을 위해 투자했다.
 
공동육아방은 신혼부부들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미끄럼틀과 볼풀 등을 갖췄다. 코인세탁실은 집마다 세탁기·건조기를 갖추기 힘든 청년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의 친목을 위한 주민카페와 청년커뮤니티공간, 평소 쓰지 않는 짐들을 보관할 계절창고도 있다. 주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운동기구와 상자텃발도 구석구석 자리했다.
 
SH공사의 청신호 1호인 서울 성북구 정릉 하늘마루 코인세탁실. 사진/박용준기자
 
정릉 하늘마루가 들어선 자리는 1969년부터 50여년간 정릉 스카이아파트가 자리했던 자리다. 아파트가 오래되면서 재난위험시설로 분류될 정도로 노후했지만 규제와 낮은 사업성으로 민간 개발이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공사 도중에 청신호 1호 도입이 결정돼 평면적 특화설계와 커뮤니티 시설 등만이 부분 반영됐다. 그럼에도 청신호 도입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9월에 실시된 정릉 하늘마루 청약신청에는 3145명이 몰려 18.9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SH 관계자는 “임대주택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청년·신혼부부 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고자 노력했다”며 “오류동에 만들고 있는 청신호 2호에는 청신호만의 특징이 더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의 청신호 1호인 서울 성북구 정릉 하늘마루 전경.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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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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