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코로나에도 상반기 수주 선방
해외 수주에 정비사업도 전국 싹쓸이…중견사는 일감난 호소
입력 : 2020-08-06 14:03:34 수정 : 2020-08-06 14:03:34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대형 건설사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주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신규 수주 규모가 늘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 해외에서 조 단위의 사업을 따낸 데 이어 국내에서 알짜 정비사업을 쓸어담으면서 코로나 리스크를 극복했다. 반면 유력 건설사들이 지방의 중소규모 일감까지 가져가 지방을 무대로 삼는 중견사들은 일감난이 심해졌다고 호소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5대 상장 건설사의 상반기 신규 수주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증가했다. 삼성물산(028260)은 상반기 5조3280억원을 따냈는데 지난해 2조459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현대건설(000720)은 11조4841억원에서 18조5574억원으로 61.5% 증가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치의 74%를 상반기에 확보했다. 
 
대림산업(000210)은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연간 목표 대비 약 30%에 그쳤지만, 규모로는 지난해 동기 대비 23% 늘었다. 4조6860억원을 따낸 GS건설(006360)은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고, 대우건설(047040)은 6조3814억원에서 6조4019억원으로 소폭 올랐다. 
 
코로나19로 경제 둔화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도 주요 대형 건설사는 리스크를 극복하고 두드러진 수주 성과를 냈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기 전인 올해 초 파나마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대규모 수주 낭보를 울리는 등 해외에서 실적을 받쳤다. 
 
실제 올해 2분기 삼성물산의 해외 신규 수주는 4860억원이었지만 1분기에 1조7390억원을 따놨다. 현대건설도 1분기에 해외에서 6조487억원을 확보했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인(Train)7 계약이 반영되며 2분기 해외 수주에서 2조3077억원을 달성했다. 
 
국내에서 지역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뛰어든 영향도 컸다. 현대건설은 부산과 강원에서 2000억원 이상의 정비사업을 확보했고, 대전과 대구에서도 1000억원 미만의 중소규모 건축 사업을 따냈다. 대림산업은 제주도로 날아가 500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했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지방과 중소규모 일감까지 쓸어가며 곳간을 쌓는 사이 중견사는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비사업 경쟁에서 중견사는 대형사에 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선호도에서 먼저 밀리고, 중견사가 강점으로 내세우던 가격 경쟁력도 대형사가 따라붙은 상황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중소규모 정비사업을 3건 따냈지만, 다 합해도 2000억원에 못 미쳐 못해 올해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대책을 냈지만, 이 역시 중견사의 숨통을 터주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서울에 진입하려는 중견·중소 건설사가 많은데다 대형사들도 사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대형사와 중견사간 수주 양극화가 나타난다”라며 “수도권 공급 대책도 중견사 수주에 큰 수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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