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발전, 규제 완화 먼저다)①초대형IB 증권사, 덩치 키웠지만 수익성 제자리
자기자본 3년새 20% 급증, ROE 10년째 한자릿수, "그림자 규제 여전하다"
입력 : 2020-08-31 07:00:00 수정 : 2020-08-31 07: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최근 수년동안 국내 증권업계는 '덩치 키우기' 경쟁에 주력하면서 자기자본이 급증했지만, 수익성은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자본시장법 시행과 초대형IB 육성 정책에 따라 몸집을 키웠지만 자산관리나 기업금융서비스, 기관투자자 대상 중개서비스 등 성장 잠재력이 큰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규제 완화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33조3750억원으로 집계됐다. 3년 전인 2017년 6월 말(27조7770억원)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이들 6개 증권사의 지난 6월말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6%로 집계됐다. 주요 증권사 20곳의 ROE 평균(8%)을 밑도는 수치다. 최근 3년간 ROE 수치는 10% 미만에 줄곧 머물러 있다.
 
ROE는 기업이 투자된 자본을 사용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올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본 활용도로 증권업계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지표이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기자본에 비해 그만큼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효율적 영업활동을 했다는 의미다.
 
2017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도입 이후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보유한 증권사에 배타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대형사들이 자기자본을 크게 증가시키는 유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자본금은 증가한 만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가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 보여주는 총자산순이익률(ROA)도 마찬가지다. 6개 증권사의 평균 ROA는 0.65%로 3년전보다 급감했다. 같은 기간 자산은 평균 19조1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7%(2조6167억원)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덩치만 키운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수익성 하락의 근본적 원인은 진입 규제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초대형IB에 허가한 발행어음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어깨를 견줄 국내 증권사를 탄생시킨다는 측면에서 일정 수준의 자기자본 규모를 갖춘 증권사에 배타적 사업을 허용했다.
 
지난 2017년부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차례로 인가를 받아 조 단위 발행어음을 만들어 자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국내 발행어음 잔액은 16조원 가량으로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을 팔아 조달한 돈을 회사채, 부동산 PF 등에 투자해 조달 금리 이상 수익을 내야 하는데 부동산 PF 익스포저 관리 방안, 외환 건전성 관리 방안 등 신설되는 규제로 양질의 수익원을 찾기 힘들 실정이다. 후발 주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초대형 IB 대열에 뛰어드는 것조차 망설이고 있다.
 
당국 규제는 늘었는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증권업계에 대한 정부의 자금공급 역할 주문은 커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 글로벌 IB가 탄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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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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