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막혔던 컨선 발주…'고운임'에 풀리나
대만·중국 발주 논의 움직임…4분기 고운임 유지가 관건
입력 : 2020-09-14 05:51:00 수정 : 2020-09-14 05:51: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로 올해 발주가 전무하다시피 했던 대형 컨테이너선이 점차 시장에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선사들의 선복(적재능력) 감축 효과로 운임이 급등하면서 프로젝트 재개 움직임이 슬슬 시작됐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외신 국제선박왕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컨테이너선사 에버그린이 1만5000TEU급 10척(옵션 4척 포함) 발주를 검토중이다. 
 
에버그린은 국내 조선사 삼성중공업과 중국 후동중화조선, 강남조선, 양자강조선, 일본 이마바리조선 등 5개사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척당 선가는 1억달러로 총 10억달러 규모다. 관련업계는 프로젝트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지만 연말 안에는 발주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대형 해운사 코스코의 자회사 오리엔트 오버시즈 컨테이너 라인(OOCL)은 2만3000TEU급 7척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OOCL은 이미 상반기에 동형선 5척을 발주했는데, 추가로 7척을 더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 선박들은 인도된 후 모두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발주가 뜸했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기대감이 높아진다. 사진/뉴스토마토
 
아직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지 않았지만 눞은 운임이 선사들의 발주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선사들은 코로나19로 물동량이 감소하자 운임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선복량을 조절했다. 지난 5월에는 컨테이너선 계선율(운항하지 않고 육지에 정박한 선박)이 11.6%를 찍기도 했다. 이는 선박 100척 가운데 11.6척이 쉬고 있다는 의미다. 
 
계선율은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에 들어서면서 4%대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운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을 앞두고 수요가 몰리면서 선박 수배가 어려워진 탓이다. 지난달 28일 SCFI(상하이컨테이너화물지수)가 1263.26으로 201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올해 최저점(4월24일) 대비 54.4%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상반기에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보류했던 독일 하팍그로이드, 일본 ONE의 프로젝트도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가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선사들이 당장 고운임 때문에 프로젝트를 재개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4분기에도 고운임 추세가 계속된다면 선사들에게 중대한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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