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면세점 입찰에 고민 깊은 사업자
'낮은 임대료·10년 사업' 매력…코로나에 유찰·포기 가능성 존재
입력 : 2020-09-16 15:26:37 수정 : 2020-09-16 15:26:37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업권 입찰 마감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면세 사업자들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임대료도 낮아지고, 최대 10년 동안 사업 보장 등 지난 1차 입찰보다 나은 조건이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면세사업이 불확실성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오는 22일까지 제1터미널 출국장 4기 면세사업권 신규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신청을 받는다. 입찰 대상은 대기업 사업권 4개 (DF2·DF3·DF4·DF6) 및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 6개 사업권 33개 매장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월 발생한 유찰 사태 재연을 막기 위해 각 사업권의 최저 입찰가격(임대료)을 30% 낮추고, 여객수요 회복 전까지 최소보장금 없이 매출 연동 방식으로 영업료만 받기로 했다. 
 
일단, 면세업체들은 이전보다 부담이 다소 완화돼 이번 입찰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롯데·신라·신세계 등 업계 빅3은 면세시장에서 세계 1위 공항인 인천공항 사업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실패하면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철수하고, 제2터미널에서만 면세점을 운영하게 되는 부담이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8년 DF1·5 구역 입찰에서 승리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6%p 가까이 끌어올린 경험으로 다시 베팅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지난 1차 입찰 당시 DF7 구역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현대백화점은 공격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다소 보수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업황 부진으로 과감한 금액 베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인 1조2516억원을 기록했다. 인천공항공사의 다양한 부담 완화 방안이 면세업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있어 또 다른 유찰 및 중도 포기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점은 원래 적자인데 '바잉파워'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면서 "일부 개선된 조건들이 있긴 하지만 업체들이 '대박'이라고 덥석 물만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천공항공사가 입찰 신청 기간을 일주일 연기한 것도 지난 2월 유찰 사태를 우려한 결정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도 "조건 자체가 완화되고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워낙 코로나 변수가 크다"면서 "시장 상황 자체가 불안정해서 복합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지난달 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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