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조종사노조 "이상직, 면피용 탈당…여당 책임 손절 말아야"
노조 "이 의원, 이스타 직원에 사과 일절 없어"
이스타항공 노사·노노 갈등에 재매각 여부 주목
입력 : 2020-09-28 13:45:54 수정 : 2020-09-28 13:45:54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정부·여당과 이스타항공 창업주이자 전 민주당 의원인 이상직 의원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의 최근 탈당이 여당의 '꼬리 자르기'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2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직 의원 탈당은 파산 위기 및 정리해고 사태 면피용"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이스타항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이 의원의 탈당으로 손절해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의 운항 재개와 고용유지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촉구했다.
 
2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노조는 이 의원에 탈당 선언에 정작 사과를 받아야 할 직원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노조는 "이 의원이 탈당하자, 민주당은 당사자가 없으니 손을 쓸 방도가 없다고 한다"며 "이에 앞서 이 의원은 민주당에 사과했지만, 이스타 노동자들에 대한 사과는 일절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노조는 이 의원이 어떻게 정리해고를 철회하고 운항을 재개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이 의원이 일자리를 되살리겠다고 밝혔지만, 그것이 이스타항공이 정리해고를 강행할 때 '코로나19 사태 호전과 경기회복 여부에 따라 재고용을 하겠다'고 한 기존 주장의 반복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탈당 이후 이스타항공 관련 별도의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4일 이스타항공 대규모 정리해고 논란과 편법 승계·차명재산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 윤리감찰단 조사대상으로 회부된 지 9일 만에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창업자로서 그리고 대주주의 부모로서 현 상황의 무게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직원 일자리를 되살려놓고, 의혹을 성심성의껏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스타항공은 최근 회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조종사노조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최근 입장문에서 "인내하고 또 인내해왔지만 더는 조종사노조의 허위날조를 용인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법이 허용하는 민형사상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스타항공 근로자대표도 사측에 거들었다. 조종사노조가 그동안 회사와 임직원을 대표하듯 여러 주장을 하고 있지만, 조종사노조는 이스타항공 직원들을 대표하지 않으며 오히려 회사의 회생 가능성에 치명상을 입히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노사갈등에서 노노갈등까지 불거진 이스타항공의 재매각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다음달 내로 새 인수 대상자와 사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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