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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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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공연의 빈익빈 부익부

2020-10-19 20:37

조회수 : 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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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 여파에 대중음악 공연계에서는 비대면 온라인 공연이 한창이지만, 여기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하다.
 
이른바 대형기획사라 불리는 곳들은 거대 자본을 투자해 전 세계 유료 관객들을 쓸어담다 시피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비대면 공연 시청자는 191개국 약 100만명 정도로 기록된다. 티켓값이 4만9000원임을 감안하면 매출액은 약 5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도대체 BTS 온라인 공연은 뭐가 그렇게 남달랐길래.
 
BTS 온라인 공연을 지난 10일 첫 날 거실 1열에서 직관했다. 소속사 빅히트 측은 제작비 8배 이상을 투입했다고 공연 전부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했다고.
 
150분간 본 공연은 과연 압도적인 물량공세라 할 만했다. 
 
시작 전 일곱 멤버들을 빗대 만든 조그만 3D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영화처럼 쪼르륵 달려나왔다. 햄버거 옆에 선 이들이 케첩을 뿌리자 자막이 떴다. “본 공연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합니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즐겨주세요.” 비대면 공연 시대의 선언처럼 들렸다.
 
웅장한 성벽 같은 무대장치가 열리면서 수십명 마칭 밴드가 등장하던 도입부는 온라인 공연 치고 스케일이 오프라인 공연을 방불케 했다. 
 
노래하는 무대 바로 옆에 거인 같은 RM 형상이나, 팬들의 얼굴을 수놓은 큐브 모양들, 무대 위 군무에 맞춰 매직아이처럼 빨려들어갈 듯 바뀌는 우주 배경은 온라인 공연이라서 가능하고 더 실감날 수 있던 AR·XR 활용법이었다. '멀티뷰' 기능을 누르면 공연 내내 6개의 다른 앵글로 잡은 카메라를 크기를 각기 다르게 해 한번에 볼 수도 있었다.
 
공연 시작 때 100만 정도로 시작한 댓글수는 댓글들은 우수수 쌓이더니 공연이 끝날 때쯤 결국 1억을 넘어섰다. 자체 플랫폼 '위버스' 내에 세계 아미들을 끌어들이는 힘을 보고 있자니, 빅히트가 경쟁사로 다른 엔터사가 아닌 네이버를 지목했던 것이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됐다. 온라인 비대면 공연시대의 무언가를 열어젖힌 것 같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SM도 빅히트를 견제하고자 네이버와 온라인 공연 시대의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최근 여기엔 JYP도 승선했다. 아직 온라인 공연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YG도 칼을 갈고 있다고..
 
하지만 대형기획사들이 주도하는 이 시장은 마치 화려한 성공처럼 비춰지지만, 정작 중소 음악 레이블은 완전한 양극화 극단에 놓여있다. '종교적 팬덤'을 등에 엎은 아이돌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고, 대형기획사만큼 투입할 자본 여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온라인 공연 기획 지원, 특수 공연장 리모델링 등을 요청하고 있으나, 계속 지원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업계에서는 올해 내내 비판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모두들 변화에 천천히 적응해가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주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온라인 버전은 오프라인 관객 '0' 명에도 온라인 관객들을 동원하며 공연 명맥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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