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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끝 안 보이는 배터리 전쟁

2020-10-29 09:21

조회수 :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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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째 이어지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초 최종 판결은 이달 초로 예정됐는데 이달 말로 밀리더니 이번엔 아예 두 달 뒤로 연기됐습니다.
 
이번에 미룬 소송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인데요. 최종 판결이 또 밀리자 업계의 해석도 분분합니다.
 
이 소송을 담당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구체적인 연기 이유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소송 당사자인 LG화학은 이에 대해 "최근 (ITC 판결이) 2차 연기되는 다른 사례도 있어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순연된 것으로 보인다"며 "LG화학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SK이노베이션은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 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다른 해석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ITC의 연기가 대통령 선거 등 미국의 정치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결정이라고 관측합니다. ITC가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지만 두 달 가까이 미루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인 만큼 기존에 내린 조기패소 결정을 다시 검토하려는 취지 아니냐는 것입니다
 
ITC가 기존 판결대로 SK이노베이션 최종 패소 결정을 하면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는 배터리 부품과 셀 등의 수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내년 가동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공장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합니다.
 
 
 
건설을 위한 투자 비용만 3조원에 달하는 조지아주 공장은 1공장에서 2000명, 2공장에서 600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는 조지아주 역사상 적지 않은 규모의 일자리 창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선 후보이자 현재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의 주요 공약이 일자리 창출이었던 만큼 외신들도 이번 소송에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12월 "미 행정부는 현지 배터리 공장 수를 늘리고 싶어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ITC가 SK이노베이션에 관대한 결정을 내리길 원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ITC가 LG화학 승소로 최종 판결을 해도 SK이노베이션에 수입금지 조치는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미 행정부는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하면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결을 ITC가 다시 연기한 만큼 합의를 위한 두 기업의 대화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집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합의를 위한 협상을 해왔지만 합의금 등을 두고 이견이 커 현재 대화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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