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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전직 대통령 사면 논의 고개…"뻔뻔하고 염치없어"

박근혜 징역 확정에 이명박 포함 거론

2021-01-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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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이 확정되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포함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참여연대는 14일 논평에서 "형 확정을 계기로 사면을 거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성도, 사죄도, 죗값도 치르지 않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은 건의도, 논의 자체도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정경유착,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이 최종 확정됐다"며 "당연하고 마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최고의 권력자라도 법 앞에 평등할 때만이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며 "박근혜씨에 대한 사면,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민심의 명령이 있을 때만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전직 대통령 사면론 논란이 일면서 국정농단에 부역하고 동조했던 세력들이 정치 보복을 운운하면서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며 "뻔뻔하고 염치없는 모습이 가히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사면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아무리 사면권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지만, 국정농단 사건은 그 이름 그대로 대한민국 민주주의 근간을 흔든 범죄"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 통합은커녕 또다시 양극단의 국민 분열만 부추길 뿐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는 이날 대법원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집권 여당 대표는 대법원 선고가 확정되기도 전에 특별사면 건의라는 망발을 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이 특별법 제정은커녕 박근혜 사면부터 들고나온 현실에 우리는 기가 막힌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화예술인들이 제기한 블랙리스트 민사 소송은 대부분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며 "적어도 김기춘과 조윤선에 대한 형사재판이 마무리되고, 블랙리스트 사건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는 박근혜에 대한 사면이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선고한 파기환송심 판결을 확정했다.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불법 개입하는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까지 박 전 대통령에 선고된 형량은 총 22년이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지난해 10월2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약 57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같은 날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한 재항고도 기각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은 그해 11월2일 서울동부구치소에 다시 수감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가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 원심을 확정한 14일 서울 서초역 인근 도로에서 지지자들이 농성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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