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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한국 웹툰 전성시대…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시장서는 다른 행보

2021-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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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경이로운 소문’, ‘스위트홈’ 등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영화가 화제입니다.
 
지난달 18일 공개된 ‘스위트홈’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넷플릭스에서 톱10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OCN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역시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 중 1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도 1~2위를 다투며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드라마 '스위트홈'과 영화 '승리호'. 사진/넷플릭스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 영화는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다만 지난해와 올해 유독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이 사랑받고 있다는 점이 크게 달라진 변화입니다. 드라마를 통해 웹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거나, 웹툰 자체에 대한 인기가 커져, 현지에서 리메이크 되는 사례가 최근들어 많이 늘고 있습니다. 그만큼 K웹툰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웹툰은 매년 30% 이상 성장하며 콘텐츠 업계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최근 드라마, 영화, 소설, 게임 등 다양한 산업과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창출 효과가 날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웹툰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대표 회사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2004년 7월 웹툰을 시작해 사업을 키워오다가 2017년 네이버웹툰이라는 별도의 자회사로 분사해 사업영역 전문화에 나섰습니다.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웹툰은 웹툰 생태계를 넓히고, 대중화시키고자 노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해외에서는 2014년 7월을 미국에서 영어로 론칭한 데 이어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 출시하면서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했습니다. 2019년에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2018년 설립된 자회사 스튜디오N을 통해 지식재산권(IP)를 재확산하는 일에 투자를 늘려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네이버웹툰 작품의 IP를 영상화하고 IP 선별, 제작 과정에서의 브릿지 역할, 다른 영상 제작업체와 공동 영상 제작 등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방영중인 '스위트홈'과 '여신강림'도 여기서 만들어졌습니다.
 
 
네이버 웹툰 원작 여신강림 드라마 포스터. 사진/tvN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전략은 현지 작가들의 참여를 유도한 창작 생태계 조성에 있습니다. 국내 아마추어 작가들이 정식 작가로 나아갈 수 있는 도전만화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글로벌 버전 ‘캔버스’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트래픽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당장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지만 현지 작가를 통한 인기 웹툰의 연재가 향후 이용자 기반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캔버스를 통해 만들어진 ‘로어 올림푸스’ 작품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또 한국에서도 웹툰으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미국과 유럽 시장은 해외작가 작품의 비중이 더 높은데 이러한 점을 노린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지난해 4월 별도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웹툰 지식재산권(IP) 전용 플랫폼인 '웹툰 스튜디오'까지 세웠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자사의 IP 작품을 영상화하기 쉽도록 토대를 구축한겁니다.
 
 
카카오페이지 웹툰 '이태원 클라쓰'의 일본어 버전 '롯폰기 클라쓰'. 사진/카카오페이지
 
카카오는 지난 2013년 3월 카카오페이지란 이름으로 모바일 컨텐츠 플랫폼을 출시해 웹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출시 초반에는 직원의 50%를 구조조정할 정도로 수익을 내는 쉽지 않았으나 2014년 11월 '기다리면 무료' 모델을 처음 등장시켜 구독자 수를 큰 폭으로 늘리며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인기로 경쟁사들도 비슷한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며 K웹툰 파급력을 확산하는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시장 파이를 늘리고 있습니다.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를 통해서죠.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은 K웹툰의 현지화를 통해 IP(지식재산권) 경쟁력을 넓히겠다는 데 있습니다. 현지 작가 육성에 투자를 늘리는 네이버와 비교되는 지점입니다. 
 
오리지널 웹툰이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게 카카오가 추구하는 비전입니다. 카카오는 국내 콘텐츠제작업체, IP를 개발하는 작가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오리지널 IP 숫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체 픽코마에 올라오는 4만여개의 작품 중에서 카카오가 가진 IP는 400개(1%)에 해당합니다. 이 400개의 작품들이 매출의 40%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카카오는 강조합니다.
 
또한 2차 콘텐츠 확보를 위해 다양한 만화 IP를 보유한 만화출판사를 보유하는 한편 해외 플랫폼, 드라마, 영화 제작사, 게임 개발사를 자회사 또는 계열회사로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자 카카오는 한국과 일본을 홈마켓으로 삼아 단계적으로 해외 플랫폼 네트워크를 확산하겠다는 목표도 내비쳤습니다. 북미시장에서는 유망한 해외 관계사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11월 이 지역 웹툰 플랫폼 타파스를 해외관계사로 편입시켰습니다. 타파스는 2013년에 설립된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으로, 카카오페이지는 지난 7월부터 타파스에 14개 작품을 공급했습니다. 또 동남아시장 진출을 위해 인도네시아 웹툰 기업 ‘네오바자르’지분을 2018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양사의 웹툰을 기반으로한 드라마, 영화 콘텐츠가 쏟아질 예정입니다. 더 나아가 게임, 소설,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웹툰 시장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러한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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