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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주에 올인한 뉴딜펀드…중기·벤처 육성 취지 무색

시총 최상위 종목 80% 육박…"단기 과열로 긴호흡 투자 필요"

2021-01-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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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정부가 '한국판 뉴딜' 정책에 힘을 실기 위해 출시한 뉴딜펀드의 구성 종목이 대다수 대형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친환경 산업의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뉴딜정책의 취지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딜펀드가 투자하는 이른바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 대다수가 대형주에 쏠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성 종목으로만 보면 일반 주식형펀드와 다른 점이 없다.
 
KRX BBIG K-뉴딜지수 소속 12개 종목(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펄어비스·더존비즈온·엔씨소프트·카카오·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NAVER·SK바이오팜·넷마블)의 경우 코스피 시가총액 10개 종목 가운데 6개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2차전지 산업에 투자하는 TIGER KRX 2차전지 뉴딜 ETF의 경우 SK이노베이션·삼성SDI·LG화학의 비중이 전체 종목의 78%에 달한다.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TIGER KRX 바이오 뉴딜 ETF의 경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코스피 대형 3개 종목의 비중이 71.59%에 달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가입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도 마찬가지다.
 
HANARO Fn K-뉴딜디지털플러스 펀드의 구성종목을 보면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이 코스피 상장사다. 구성비율은 삼성SDI(12.02%), LG화학(11.22%), 카카오(10.94%), 엔씨소프트(10.02%), NAVER(9.92%), SK이노베이션(8.36%) 순이다. 
 
앞서 문 대통령이 가입한 소부장펀드인 필승코리아펀드의 경우, 삼성전자의 비중이 24.25%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자산 상위 5개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SDI, SK머티리얼즈, 삼성전기 등 대형주 비중이 전체의 38%에 달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뉴딜펀드 특성상 과거 녹색금융·통일금융과 같이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그린뉴딜에 대한 중요성은 공감하지만 정부 주도의 금융상품은 정책 수혜를 받을 때만 잠깐 관심을 받다 사라지곤 했다”며 “펀드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대통령이) 간접 투자를 장려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특정 상품이나 종목을 노출한다면 쏠림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뉴딜펀드 투자 대상은 그린뉴딜, 디지털뉴딜과 혁신산업 분야의 기업들인데 대상 종목의 경우 코스피 시총 상위사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현재 뉴딜지수에 담긴 종목들은 저점 대비 많이 오른 상태이기 때문에 긴 호흡을 보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발표를 듣고 있다.사진/뉴시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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