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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지난해 수도권 연립·다세대 매매, 12년만에 최다

수도권 매매량 16만건 육박…아파트 매매·전세 급등 탓

2021-01-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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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에 밀집한 다세대·연립 주택.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지난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다세대연립 주택 매매거래가 16만건에 육박했다. 12년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가자 실수요자들이 가격이 싼 빌라로 꾸준히 밀려났다. 수요가 몰리자 매매가격도 오름세다. 아파트 시장의 불똥이 다세대연립으로 튄 셈이다. 정부가 대규모 공급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양도세 완화와 같은 단기적 공급 방안에는 선을 긋고 있어, 빌라로 발을 돌리는 이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과 경기, 인천의 다세대연립 주택 매매거래량은 15만9696건이다. 서울이 6만7421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6만5277건, 인천 2만6998건 순이었다. 
 
이는 전년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6.8% 커진 수치다. 서울이 4만6189건에서 46% 늘어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경기는 4만8063건에서 35.8% 많아졌고 인천은 2만2483건에서 20% 늘었다. 16만건에 육박하는 지난해 거래량은 2008년 이후 약 12년만의 최다 규모이기도 하다.
 
다세대연립은 주택 시장에서 비교적 선호가 낮은데도 불구하고 매매거래량이 크게 증가했다.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진 결과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아파트 전세가격마저 올랐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3.4로 같은 해 1월 110.6보다 2.5% 올랐고 경기와 인천은 각각 11.8%, 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서울에서 4.8% 올랐고 경기 9.1%, 인천 9.4% 등 10% 가까이 뛰었다. 아파트 시장의 가격이 널뛰자, 자금 압박이 커진 실수요자들이 빌라로 발을 돌렸다. 
 
빌라 수요가 늘자 매매가격도 오름세를 탔다. 지난해 12월 연립다세대 주택의 매매가격지수는 104.9를 기록했다. 같은 해 1월 지수보다 1.3% 올랐다. 이 기간 경기와 인천은 1.8%씩 상승했다. 
 
서울시 내 공인중개사 사무소. 사진/뉴시스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지 않는 이상, 다세대연립 주택의 매매거래 증가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신축 아파트를 짓는 공급 방안을 준비 중이지만, 실제 입주물량으로 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단기적인 공급 대책은 기존 주택을 매물로 유도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양도세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나 정부는 양도세 완화에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시장에 대기 중인 수요자가 많아 매물이 나오더라도 이를 받아줄 가능성 역시 상당하다. 매물이 쌓이지 않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빌라 매매가 늘어난 건 아파트 매매와 전세 모두 올랐기 때문”이라며 “아파트 가격이 보합 내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다세대연립 주택 매매시장을 찾는 이들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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