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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e스포츠, 스포츠토토 도입 놓고 온도차…"우려 해소하려면 상당 시일 소요 전망"

2021-02-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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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를 국내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육진흥투표권 사업(스포츠토토)에 포함시키는 문제를 두고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업계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e스포츠를 스포츠토토에 편입시키는 것과 관련한 주제로 토론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데다 사행성 우려 해소도 필요해 도입까지는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를 주제로 한 온라인 토론회 갈무리.
 
4일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오후 2시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e스포츠 체육진흥투표권 도입 논의 토론회’를 열었다.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을 위해 운영하는 국가정책사업으로 체육 재정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스포츠토토와 경륜, 경정으로 조성되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리그가 중단되면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에 공단 측은 외부 환경과 상관없이 경기를 펼칠 수 있는 e스포츠를 대안으로 꼽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진 데다 불법 사설 토토에서 다뤄지고 있던 것을 양지로 끌어내는 선순환 역할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의견이다.
 
이민제 국민체육진흥공단 실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초유의 스포츠토토 발매중지 사태 발생, 이로 인한 매출과 기금 조성의 손실이 났다”면서 “e스포츠 종목 도입으로 안정적 기금조성 기반 마련과 20~30대 신규 고객 유입으로 지속 증가하는 체육 기금 수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불법 스포츠도박 시장으로의 유입 방지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희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도 “비대면 스포츠에 대해 대중의 관심은 물론 기업들의 투자고 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상품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찬성 의견을 내비쳤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이 토론회에서 e스포츠 종목이 편입될 경우 긍정적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안정화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발행총량이 증액되는 부분이 해소되지 않으면 e스포츠의 편입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체육진흥투표권이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의 사행산업총량제의 규제를 받고 있어, e스포츠가 체육진흥투표권에 추가되면 기존 종목들의 총액 감소가 예상된다.
 
임동환 한국프로축구연맹 팀장은 “발행 총량이 증액되지 않으면 기존 파이를 키우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 스포츠 종목들은 e스포츠의 진입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e스포츠화가 진행된 종목이 리그 오브 레전드 외 배틀그라운드, 피파온라인, 오버워치 등 다양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도 어떻게 프로단체를 설립하고 진행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다양한 게임사에 대한 체육기금 배분 문제, 리그운영 방식 등에 대한 표준화된 규칙이 정해지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승용 젠지 e스포츠 이사는 “e스포츠를 스포츠토토에 편입시키자는 의견이 나온 자체가 산업이 성장했다는 반증”이라면서 “다만 세부적 종목에 대한 논의와 아마추어 팀들의 경우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 국민적 공감대가 수반돼야한다. 아마추어부터 프로선수들까지 수많은 선수들이 e스포츠 산업시장에 있는데, 우리가 아는 선수들은 손에 꼽는다. 대다수가 데뷔도 못하고 은퇴하는데, 이들이 은퇴 이후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승부조작 가능성, e스포츠의 주 시청 연령층이 10~20대인만큼 청소년 도박 문제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힌다.
  
승부조작이나 청소년 도박 등의 우려에 대해 이정훈 LCK사무총장은 “e스포츠가 진입하는 부분은 장점이 많다고 보지만 약물, 사행성, 승부조작 등 문제에 대해서는 훨씬 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할 것이며, e스포츠의 편입 요건이 논의된다면 최대한 요건을 맞추고자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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