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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기자의눈)관심도 1위, 호감도 꼴찌…55조 쿠팡 현주소

2021-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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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조원. 내달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을 앞둔 국내 이커머스 업체 쿠팡의 기업 가치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 가치를 55조원(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쿠팡 내부에서 추산한 기업 가치 약 44조원과 블룸버그가 전망한 약 33조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추산한 기업 가치 55조는 현대차 시가총액보다 크고 삼성SDI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쿠팡의 기업공개는 2014년 중국 최대 이커머스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데뷔 이후 외국 회사 중 가장 큰 규모다. 당시 알리바바는 시가총액 약 186조원을 기록했다.
 
기업가치 55조원으로 평가받는 쿠팡도 그늘이 있다. 노동자 과로사 문제다. 쿠팡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올해까지 6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모두 쿠팡 물류센터에서 근무해오던 노동자들이다. 유가족들은 과도한 노동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달 11일 발생한 동탄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50대 일용직 근로자가 야외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지기도 했다. 쿠팡대책위는 물류센터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 등을 사망 원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쿠팡은 노동 환경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오고 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달 사망 사고 이후 자료를 내고 늘어난 물량으로 인해 쿠팡 물류센터 직원의 업무 강도가 증가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대규모 추가 고용, 기술·자동화설비 투자, 국내 물류센터 물류업무 종사자 100% 직고용을 통해 근무강도를 낮췄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쿠팡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만 2484명의 물류센터 인력을 추가 고용해 연간 78%의 인력을 늘렸다. 
 
하지만 최근 쿠팡 노동자의 사망은 산업재해라는 판단이 처음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10일 쿠팡 대구 물류센터에서 심야근무 중 사망한 20대 노동자 고 장덕준 씨의 죽음을 업무상 재해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했다. 유족들은 장 씨가 쿠팡의 시간당 생산량 측정 시스템 등으로 과로에 시달렸으며 물류센터에서 근무한 1년 4개월 동안 몸무게가 15kg 줄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쿠팡은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피먼트서비스 대표 이름으로 사과문을 냈지만 쿠팡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간 쿠팡은 장 씨의 사망과 관련해 과로사가 아니라며 사실 왜곡에 대해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7대 오픈마켓에 대해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 쿠팡은 소비자 관심도에서 압도적인 수치로 1위에 올랐다. 반면 호감도에서는 경쟁업체가 한 자릿수대의 부정률을 보인 반면 쿠팡의 부정률은 두 자릿수 대를 보이며 꼴찌를 기록했다. 기업가치 55조원 쿠팡의 현주소다.
 
유승호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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