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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민변 "해경 지휘부 '무죄' 납득 어려워…말단 공무원만 처벌"

"제대로 수사 안 해"…특수단 부실 수사도 비판

2021-02-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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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책임으로 기소된 해양경찰청 지휘부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15일 성명에서 "법원은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해경 지휘부에 대해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며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고법 형사6부(재판장 서경환)는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 관련 책임자로 기소된 김경일 전 해경 123정장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죄 사건에서 '해경 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됐다"며 "이번 1심 판결은 기존 사법부의 판단을 뒤집는 결정을 하면서도 그 근거는 매우 조야하다"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재난 상황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 등 최종적인 권한을 가진 지휘부에 면죄부를 주고, 현장에 출동한 말단 공무원들만을 처벌함으로써 권한과 책임의 불균형성을 법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이러한 법원의 판단은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구조해야 할 국가의 헌법상 의무를 의미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대검찰청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단장 임관혁 서울고검 검사)의 부실한 수사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특수단은 세월호 참사 대응 과정에서 결국 희생자들을 구조하지 못한 결과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 청와대, 정부 책임자에 대한 혐의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대부분 혐의없음 처분했다"며 "현장 구조 세력 전부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서도 재판에 넘겨진 일부를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는 지난 15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등 10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문홍 전 서해지방해경 목포해양경찰서장과 이모 총경에 대해서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김석균 전 청장 등은 지난 2014년 4월16일 세월호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지휘·통제해 즉각적인 퇴선 유도와 선체 진입 지휘 등을 통해 최대한 인명을 구조해야 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세월호 승객 303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142명을 상해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문홍 전 서장은 참사 직후 123정에 퇴선방송을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도 그해 5월3일 직원에게 그러한 지시를 했다는 내용으로 '목포서장 행동사항 및 지시사항'이란 허위의 조치 내역을 만들고, 이를 목포해경에 전달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세월호 참사 당시 업무상주의의무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출석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석균(왼쪽) 전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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