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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대기업 오너일가 '3%룰'에 긴장하는 까닭은

2021-03-09 15:44

조회수 :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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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주총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개정된 '3%룰'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본사. 사진/뉴시스
 
'3%룰'이란
 
상장사의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해당 회사의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제도를 말합니다.

대주주의 지나친 영향력 행사를 막아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국회가 지난해 12월9일 의결한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회사가 감사위원 중 최소 1명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도록 하고,
이때 최대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도록 했습니다.
 
당초 정부안에는 감사위원을 다른 이사와 분리 선출하고,
이때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합산 3%까지
의결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최대주주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외이사 가운데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에 한해 적용됐습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개정된 ‘3%룰’이 주총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대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대신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 행사가
각 기업의 경영권 분쟁의 핵심요소가 됐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금호석유화학의 주총에서는
박찬구 회장과 조카 박철완 상무의 표대결에
지분 7.91%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과
지분율 50%가 넘는 소액주주가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 상무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 '배당성향 50% 확대'
등을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섭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오는 30일 열리는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과 차남 조현범 사장이 맞붙게 되는데요
상법 개정에 따라 대주주인
조현범 사장, 조현식 부회장, 차녀 조희원 씨의 의결권은
각각 3%로 의결권이 동등해졌습니다.
따라서 지분 10.82%를 보유한 차녀 조희원씨,
5.21%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표가 중요해졌습니다.
 
이미 3%룰에 의해 대주주의 결정이 뒤집힌 사례도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조산업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캐슬렉스CC 서울과 캐슬렉스CC 제주의 합병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너가 회사인 캐슬렉스 제주의 손실을
사조산업으로 전가한다는 이유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3%룰, 대기업 오너 일가들이 두려워 할 수 밖에 없겠죠?
이번 주총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전포인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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