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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진

가상화폐에 드리운 그림자

2021-03-17 04:00

조회수 : 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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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던 비트코인이 인도의 가상화폐 제재 소식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인도 정부가 가상화폐를 거래하거나 보유하기만 해도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강력한 입법을 예고한 탓입니다. 이에 인도 내 투자자는 물론 추락하는 비트코인 가격에 놀란 이들이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가격 급변화는 중국 자본이 대거 유입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달 들어 중국 기업 메이투는 비트코인에 1790만달러, 이더리움에 2210만달러를 투자하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작년 8월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에만 중국에서 5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이 가상화폐에 쏟아졌다고 합니다.
 
사진/뉴시스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만큼 중국이 가상화폐에서 차지하는 지분이 상당할 겁니다. 하지만 중국은 금융정책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는 만큼 이로 인한 가격 변동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중국 인민은행은 2017년 별다른 예고 없이 비트코인 인출을 72시간 동안 금지했습니다. 게다가 중국의 가상화폐 제재는 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미 가상화폐 발행과 거래를 막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채굴 금지도 나서고 있습니다.
 
한국도 가상화폐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큽니다. 가상화폐가 자산 은닉 수단으로 활용된 게 드러나며 부정적 요소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국세청은 가상화폐로 재산을 빼돌린 고액 체납자 2416명을 적발했습니다. 이들에게 강제징수된 금액만 366억원에 달합니다. 범죄 행위가 수면위로 드러난 만큼 정부가 가상화폐를 향해 칼을 빼 들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가상화폐는 특별한 호재가 없이도 가격이 치솟습니다. 오로지 구매 경향에만 의존한 투기적 가격상승이 이뤄진 셈입니다. 만약 인도처럼 각국이 엄격한 제재를 가한다면 가격은 끝도 없이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껏 가격이 오른 만큼 투자 위험성이 더 커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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