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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구미 여아 친모 신상공개, 수사 도움 안돼"

잔인하고 중대한 범죄, 증거 명확해야…신상 공개 시 수사 비협조 가능성도

2021-03-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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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홀로 방치돼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친모 석모씨 신상공개는 역효과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나온다. 석씨가 중대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고, 신상 공개로 위축된 그가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수사 초기 석씨가 '셀프출산'과 '출산준비'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숨진 아이의 유전자 검사도 세 차례 진행해 친모임을 밝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대검에 DNA 검사를 추가 의뢰했다. 검사 결과는 한 달 뒤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씨의 첫 구속만료는 26일이다. 검찰이 구속기간을 연장해도 다음달 5일까지는 기소해야 한다. 현재 적용 가능한 혐의는 두 가지다. 숨진 아이를 유기하려 했다는 점에서 사체유기미수 혐의, 사라진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뒤바꿨다면 미성년자약취가 적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석씨가 중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 숨진 아이의 친모가 석씨로 밝혀진 점, 출산 관련 검색을 한 점, 큰 옷을 사 입은 점, 첫째 딸에게 두 아이를 언급한 사실 정도다. 뒤바뀐 아이는 어디에 있는지, 무사한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법조계에서는 현재 수사 상황이 신상공개 요건에 들어맞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 수단이 잔인하며 피해가 중대하고, 증거가 충분하고, 알 권리 보장과 범죄 예방 등 공공 이익에 필요한 경우 위원회를 열어 신상 공개 여부를 정할 수 있다.
 
박지훈 법무법인 디딤돌 변호사는 "석씨의 경우 아직까지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증거도 없을 뿐더러, 어떤 범죄인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얼굴이나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노영희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도 "직접증거는 DNA 일치 뿐, 추측성 정보만 있는 수사단계"라며 "(특강법을 적용할 명확한 증거가) 아무것도 안 밝혀졌는데 얼굴을 공개하는 것이 특별히 어떤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아동학대나 유기는 상당히 중요게 다뤄야 할 범죄지만, 아직 정확한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함부로 공개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얼굴이 공개될 경우, 위축된 석씨가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사라질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녕 법무법인 씨케이 대표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먼저지, 얼굴을 밝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백을 받을 때 까지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공개수사 전환을 서둘러 석씨의 출산에 관한 증언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본인이 사체 유기 미수를 인정했고, 아예 혐의 없이 순수하게 누명을 쓴 것이 아니다"라며 "수사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생각할 때, 신상을 공개해도 피의자 인권에 배치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A(49)씨가 17일 검찰 송치를 위해 구미경찰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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