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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재미 못 본 우리은행, 전용 특판 적금 금리 1%P 인하

우리WON모아적금, 최대금리 2.3%로…"10만좌 늘리기로 하면서 리밸런싱"

2021-04-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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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우리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 출시에 맞춰 고객 유치용으로 마련한 전용 특판 상품 '우리 WON모아 적금' 금리를 1%포인트(p) 낮춘다. 오픈뱅킹이 은행 경쟁을 생각보다 크게 자극하지 못한 데다 서비스 직후 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품 운용에 부담을 느낀 탓으로 분석된다.
 
우리은행은 내달 14일부터 우리 WON모아 적금의 우대금리 요율 일부 변경한 개정 약관을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개정에 따라 우리 오픈뱅킹으로 상품 만기까지 매월 2회 이상 입출금통장에 입금 시 제공했던 2%p의 우대금리는 1%p로 낮아진다. 적용은 기준일 이후 신규 가입자부터다. 
 
우리 WON모아 적금은 2019년 12월 출시 당시 최대 연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출시됐다. 약정이율은 1%에 불과하지만, 우대금리만 3.0%p로 오픈뱅킹을 통한 가입자 유치를 노린 상품이다. 약정이율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신금리 조정(4월, 6월)에 0.3%로 낮아지면서 이날 기준 최대 금리는 3.3%다. 그런데도 1.9%의 정기예금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주는 고금리 상품이다.
 
개정에 따라 우대요율이 하락하면 최대 금리는 2.3%로 조정된다. 1.3%의 정기예금 수준으로, 기본금리 1.9%에 최대 0.2%p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WON적금'과 큰 차이가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처음 출시 때 내부적으로 20만좌 가입한도를 정했던 것을 이번에 30만좌(추가 10만좌)로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상품을 리밸런싱(재조정) 한 것"이라며 "현재 20만좌가 다 찬 상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픈뱅킹으로 고객이 주거래은행을 옮길 것을 우려한 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금리 특판상품을 냈지만, 은행 간 움직임은 저조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간편송금·결제를 주로 하는 핀테크 앱으로 오픈뱅킹에 가입한 고객은 79%에 달한 반면 은행을 이용한 가입자는 21%(지난해 6월 기준)에 그쳤다.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은행이 제공하던 예·적금 등 장기상품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도 있다. 잠깐 돈을 맡기는 수시입출금, 파킹통장과 같은 단기상품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다. 3월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직전달 대비 2조6667억원 감소했으나 요구불예금 잔액은 18조2442억원 늘었다. 쥐꼬리 이자에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증시, 암호화폐 등에 투자하겠다는 개인이 늘었다.
 
은행들도 시장 수요에 따라 전략을 급히 수정하고 있다. 예컨대 케이뱅크는 이달 7일부터 △플러스박스 △듀얼K 입출금통장 △코드K 정기예금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등 4개 수신 상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5월1일부터는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판매를 중단한다. 줄어들 수신액은 플러스박스(파킹통장)로 대체한다. 전날부터 1인 최대 가입 계좌 수를 기존 1계좌에서 10계좌로 늘렸다. 고객이 용도별로 세분해 파킹통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들해지면서 우리은행이 특판 상품으로 내놓은 '우리 WON모아 적금'의 우대금리 요율을 1%포인트 낮춘다. 사진은 우리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는 모습. 사진/우리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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