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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세영

[IB토마토]적자기업 품어대는 에코마케팅, 뜻밖에 자충수 될까

그리티와 33억원 지분교환…코스닥 중견기업부로 하락·성장성 묘연

2021-06-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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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06월 3일 10: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안다르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연이은 브랜드 히트로 재미를 본 에코마케팅(230360)이 미래 먹거리 일환으로 안다르와 그리티를 낙점했다. 다만 두 업체 모두 적자를 보는 데다 성장성도 녹록지 않다 보니, 되려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에코마케팅은 광고제작과 광고매체 대행을 모두 수행하는 온라인 종합광고대행사 겸 미디어커머스 기업이다. 현재 광고대행수익과 제품매출 비중이 각각 26%, 74%가량이다. 제품매출 부문에서는 미니 마사지기 '클럭', 젤 네일 '오호라',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 '몽제' 등이 빅히트치면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지난 2018년 매출 621억원에서 이듬해 1114억원을 올리더니 지난해 1770억원까지 훌쩍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169억원→378억원→589억원으로 2년 만에 3배 이상 폭풍 성장했다. 업황 특성상 오프라인 리스부채 등도 적어 부채비율도 30% 수준으로 건강한 재무상태를 자랑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증권사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을 올리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446억400만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7%, 9.8% 감소한 77억9900만원, 76억1600만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115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이러한 배경 속 에코마케팅은 성장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신사업에 손을 뻗었다. 바로 패션 브랜드 지분 인수다. 에코마케팅은 제3자 유상증자 형식으로 주당 2만4100원으로 13만5155주를 그리티에 배정했고 그리티는 자기주식 101만주를 에코마케팅에 현물출자 했다. 에코마케팅 13만5155주와 그리티의 101만주를 교환하는 형태로 서로서로 품게 된 것이다. 약 33억원 규모의 투자라고 볼 수 있다. 
 
원더브라. 출처/그리티
 
그리티는 보정속옷으로 유명한 ‘원더브라’의 판권을 보유한 업체다. 한때 글로벌 스타 ‘미란다커’ 속옷으로 국내에서 유명세를 떨쳤지만 최근 실적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18년 영업이익 80억원에서 2019년 29억원, 지난해에는 21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2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달 초에는 코스닥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로 단계가 내려갔다. 원인은 역시 수익성이다. 당기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모두 기준치에 미달하면서 강등됐다.
 
그리티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8년 48억원→15억원→지난해 8억원으로 2년 만에 83%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ROE 역시 7.9→2.4→1.3으로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우량기업 유지 조건은 3년 평균 당기순이익 30억원, ROE 5% 이상이다. 설상가상 전망도 안갯속이다. 코로나19로 이너웨어 시장이 축소한 데다 속옷 트렌드 자체가 레깅스나 애슬레저룩이 유행하면서 노와이어 심리스나 캐미솔(소매가 없는 여성용 속옷) 등으로 시장 트렌드가 변한 만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고 있다.
 
두 번째 카드는 레깅스를 대표로 하는 애슬레저 부문이다. 에코마케팅은 안다르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 56.37%(272만4456주)를 갖는 최대주주가 됐다. 이는 에코마케팅 자기자본(1492억원)대비 12.96%에 해당하는 193억4363만원 규모의 통 큰 투자다. 지난해 말 기준 에코마케팅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14억원으로 당장 뿌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지만, 문제는 투자 대비 그만큼의 사업성이 있느냐다.
 
클럭 마사지기. 출처/그리티
 
안다르는 2018년 출범한 스포츠의류 제조 및 유통사로 대표적인 상품은 ‘레깅스’다. 국내에서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전개하는 젝시믹스에 이은 2위 사업자다. 2018년 매출 약 4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700억원 대 중반까지 파이가 커졌지만 2019년 121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지난해도 88억원 가량 적자를 이어가는 상태다.
 
주 소비층에 부정적 인식이 커진 것도 악재다. 지난해 7월 안다르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A씨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정황을 폭로하자 입사 2개월 만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안다르 측은 직무 전문성이 부족해 사칙에 따른 평가 계약해지 통보라며 부당해고 논란을 일축했지만, 성희롱 사건을 향한 비난의 화살은 고스란히 맞아야 했다. 특히 안다르 마니아층이 2030 여성이라는 점에서 대외적인 이미지 추락은 물론 고객층 이탈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에코마케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그동안 인수하거나 투자했던 회사 중 흑자였던 회사는 하나도 없었지만, (우리와 만난 후) 단기간에 매출이 급성장했고 완벽하게 흑자기업으로 변신했다"면서 "안다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다각화로 광고선전료와 같은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중이 커진다는 점도 에코마케팅 수익성 하락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에코마케팅의 매출 대비 광고선전료 비중은 2019년 13%에서 지난해 17%, 올해 1분기에는 38%까지 올라갔다. 같은 기간 판관비 등의 영향과 맞물려 영업이익률은 33.98%→33.25→올해 1분기에는 17%로 하락했다. 설상가상 올해 역시 신규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야 하는 만큼, 대규모 광고비를 쏟아붓는 단계에서 수익성 정상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 에코마케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가 집행하는 마케팅 비용은 단순 비용이 아니라 투자비 성격이 강하다"면서 "초기 마케팅 투자가 향후 상당한 규모의 매출과 이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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