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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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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선 질주하는데…여전히 갈 길 먼 K-모빌리티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뉴욕 증시 데뷔 초읽기…국내는 택시업계와 갈등 지속

2021-06-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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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해외의 차량공유 서비스들이 연이어 뉴욕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의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은 최근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고 동남아의 우버 그랩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하지만 국내의 상황은 수 년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았고 신규 서비스도 각종 규제때문에 제한적인 환경에서만 시도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디디추싱은 뉴욕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디디추싱의 추정 기업가치는 1000억달러(약 111조원)다. 디디추싱이 다음 달 뉴욕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중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다. 
 
디디추싱은 2012년 알리바바 영업사원 출신 청웨이가 설립한 디디다처가 전신이다. 디디다처는 텐센트의 투자를 받으며 급성장했고, 2015년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던 경쟁사 콰이디다처와 합병하면서 오늘날의 디디추싱이 됐다. 디디추싱은 현재 중국 차량공유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내 디디추싱 고객은 5억명, 운전자는 1500만명에 달한다. 디디추싱은 차량 공유 외에 음식 배달, 자율주행차 개발,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도 올 4분기 중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그랩은 스팩 상장 기업 중 사상 최대 규모인 396억달러(약 4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한 그랩은 현재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8개국 200여개 도시에서 음식 배달 서비스, 금융, 결제, 쇼핑 등을 아우르는 종합 경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이 질주를 하는 사이 국내 기업들도 나름의 생존 방식을 모색했다. 국내 차량호출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로 확보한 인지도를 발판으로 카카오T블루, 카카오T벤티, 카카오T블랙 등 자체 가맹 택시 브랜드를 통해 수익 추구에 나섰다. 이 외에 대리운전, 퀵서비스, 꽃배달, 내비게이션, 주차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동 영역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칼라일 등으로부터 1억2500만달러(약 1400억원)를 추가 유치,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로의 실현을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서비스 등 신규서비스를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T맵택시를 운영했던 SK텔레콤(017670)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글로벌 차량호출 서비스의 원조 우버와 손을 잡았다. 지난 4월 우티(UT) 유한회사를 출범, 카카오의 아성에 도전하는 'UT택시'를 론칭했다. 
 
새로운 여객자동차법의 탄생을 이끈 타다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포기, 가맹 택시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 부산, 성남 등지에서 타다라이트, 타다플러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타다는 현재 1500~1600대가량의 차량을 운행 중이다. 이는 타다베이직 서비스 종료 직전 수준에 상응한다. 타다의 모기업 쏘카는 지난해 국내 12번째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으며, IPO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을 기대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신규 서비스들은 'ICT 규제샌드박스'란 틀 안에서 한정적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더 많은 타다를 만들겠다'며 추진했던 제도들도 자리잡지 못했다. 개정된 여객자동차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현재 택시 면허 없이도 요금을 받으며 여객을 운송할 수 있는 플랫폼운송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운행가능 총량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사업자들이 어느 정도까지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운송 시장에 없던 서비스를 개발하기엔 여전히 많은 울타리들이 존재한다"며 "규모가 있는 회사가 아니면 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최근들어 모빌리티 기업들이 투자를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은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플랫폼의 확장성이 더디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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